나경원 “한동훈, 탄핵 미끼 던지며 대통령 협박하는 듯”
“줄세우기와 계파갈등 극복할 사람은 나”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61·서울 동작을·5선)는 1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에 대해 “당무개입” 등을 언급하는 데 대해 “(탄핵) 미끼를 던지는 것 같다.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또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마저 한 후보에게 줄을 선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당 분열과 계파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낼 사람은 나경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의 정치적 판단 미숙”이라고 비판하는데.
“처음엔 정치 경험이 미숙해서 그런 단어를 쓰는 줄 알았는데, (야당에) 미끼를 던져주는 거 같다는 생각이다.”
―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부추긴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대통령의 힘을 빼거나…. 이건 솔직히 ‘국정농단’, ‘당무개입’이 아니다. 김건희 여사가 당사자인데 한 후보가 굳이 그 단어를 쓰는 것은 의도된 것 아니냐. 한 후보는 지난 1월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사실도 확 공개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이다. 한 후보는 또 지난 9일 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고 대통령을 끌어들였다. 한 후보가 당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나 후보는 ‘계파정치 청산’을 강조하는데.
“우리 당 공천은 평소에 이 사람이 얼마나 당에 기여했고, 의정활동을 했는지 전혀 반영이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걸 공천에 반영한다. 우리 당은 국회 상임위원회에도 끝까지 남아있는 비율이 적고, 끝까지 남아 민주당과 논리로 싸우는 것보다 권력자와 친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 권력자한테 줄을 서니까 정치가 삐거덕대는 것이다. 우리 당은 힘 센 사람이 나타나면 줄도 빨리 세우고, 줄도 빨리 선다. 지금도 한동훈 후보가 구세주라고 하면서 줄 서는 것 아니냐. 당 선거관리위원회도 한동훈에게 줄 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슨 뜻인가
“당 선관위의 편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선관위는 (티브이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핸드폰 커닝을 해도 괜찮고,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라는 기이한 제도도 괜찮다고 한다. 러닝메이트는 국회의원 비례 위성정당 같은 거다. 또 한동훈 후보가 당에서 세몰이를 하고 있는데, 선관위는 그것도 괜찮다고 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앞두고 (친윤석열계가 돌린 나경원 반대) 연판장에는 한마디도 없던 당 선관위가 이번에는 빛의 속도로 (한동훈 비판) 연판장에 경고했다.”
―지난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나 후보에게 ‘왜 공동선대위원장인데 지원유세 안 도와줬냐’고 따졌다.
“수도권 한 석을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어렵게 한강벨트 탈환한 사람에게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동작을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8번 왔는데, 이 전 대표가 지역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온 곳이라고 하더라.”
―한동훈·원희룡 후보 중 누가 돼도 당의 파탄이 불가피하다고 나 후보는 주장하는데.
“친윤, 반윤, 친한, 반한 이런 계파 갈등이 계속되면 우리 당의 미래가 없다. 당정관계 차원에서도, 한쪽은 대통령과의 관계가 파탄 났고, 다른 한쪽은 수직적 당정관계가 될 것이 확실하다. 건강한 당정관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결선투표에 갈 경우 원 후보에게 지지 요청을 할 건가. 결선에 못 갈 경우, 원 후보 지지를 선언할 건가.
“나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고 있다. 1차에서 선거를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결선에 가더라도 나로 힘이 결집될 것이다.”
―왜 당대표는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당을 알고, 정치를 알고, 수도권 민심을 얻어 이겨봤다. 2019년 광화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끌어내렸다. 이재명도 확실히 끌어내리고, 보수 재집권을 이뤄내겠다.”
―당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전당대회를 하면서 당이 오히려 더 분열하고 있는 것 같다. 대표가 된다면, 계파갈등을 극복하고 통합할 사람이라고 당대표로 뽑아주신 걸로 생각한다. 당 조직을 복원하고, 통합하는 일을 먼저 해야할 것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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