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홍콩 ELS 발행액 10분의1 토막…마이너스 수익률
금감원 "고점 지난 일본·유럽 지수 주의"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1분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에 전체 ELS 투자 손익률이 연 환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심이 위축되면서 ELS 발행액은 직전 분기 대비 74.2% 줄었고, 홍콩H지수 기초 ELS는 10분의1로 급감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ELS의 투자손익률은 연 환산 마이너스(-) 8.7%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9%p 감소했다. 1분기만 계산면 손익률은 -12.8%에 달한다.
홍콩H지수 기초 ELS의 만기가 올해 상반기에 집중된 영향에 ELS 투자수익률이 감소, 이례적으로 마이너스까지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1~2월 홍콩H지수가 2년 전 대비 절반 수준도 안되는 5000포인트(p)까지 떨어지면서 손실률 50%를 확정 지은 상품들이 속출했다.
3월 말 기준 손실 가능 구간에 들어선 '낙인(knock in)' 발생 ELS는 3조8000억원어치다. 전체 파생결합증권 잔액 88조1000억원의 4.3% 수준이다.
무더기 손실 사태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ELS 발행액도 크게 줄었다.
1분기 ELS 발행액은 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억원(17.5%) 감소했으며 직전 분기 대비로는 74.2% 감소했다.
1분기 원금지급형 ELS 발행액은 4조원으로 지난해 1~3분기 평균 발행액인 2조9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4분기 23조4000억원 대비 현저히 감소한 건 직전 분기에 연말 퇴직연금 편입 차환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원금 비보장형 ELS 발행액은 H지수 기초 ELS 손실에 따른 투심 악화 등 영향에 4조1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9조2000억원, 3분기 7조2000억원, 4분기 7조5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기초자산별로 홍콩H지수 기초자산 ELS 발행액은 직격탄을 맞아 10분의1토막 났다. 전년 동기(1조원) 대비로도, 전분기(1조원) 대비로도 90% 급감한 1000억원을 기록했다.
S&P500 지수 기초 ELS는 3조2000억원, 코스피200은 3조1000억원, 유로스톡스(EuroStoxx)50은 3조1000억원, 니케이(Nikkei)225는 1조원 발행됐다.
상품 구조별로 낙인형 ELS 발행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원 감소했다. 비중은 11.5%p 줄어 17.2%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저(低) 낙인형 ELS 발행 비중이 9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분기 중 발행된 ELS는 은행 신탁(38.0%), 일반 공모(27.0%), 퇴직연금(21.3%) 순으로 인수됐다. 은행 신탁 비중은 지난해 동기 48.4%보다 10%p 이상 줄었다.
1분기 중 ELS 전체 상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조2000억원(18.0%) 증가한 1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13조원 감소한 건 퇴직연금에 편입된 원금지급형 ELS의 만기 상환이 연말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 여파에 따른 상환 연기로, 조기 상환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으며, 만기 상환은 80.0% 증가했다.
3월 말 ELS 발행 잔액은 5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2000억원(12.2%) 감소했고 전년 말 대비로는 7조8000억원(11.8%) 줄었다.
한편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역사적 전고점을 경신하고 상승세가 정체된 니케이225, 유로스톡스50 등 지수와 연계된 ELS를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고점을 찍은 뒤 지수가 2년 간 급락한 홍콩H지수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원금지급형 상품 '파생결합사채(ELB·DLB)' 관련 위험 안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ELB는 원리금 지급형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고, 발행사인 증권사가 파산하면 정해진 수익 발생 조건이 달성돼도 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내재돼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 관련 기초자산의 상세 내용뿐 아니라 지급 책임이 있는 발행사(증권사)의 신용 등급, 유동성 리스크, 지급 여력 등도 충분히 이해한 뒤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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