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오지 개척하는 화웨이·비엣텔… 韓, 농어촌 통신 인프라 열악
인터넷 격차 큰 베트남도 투자 적극 진행
韓, 5G 상용화 선언 5년 됐지만 지역별 격차 여전
중국 화웨이가 아프리카 지역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면서 ‘인터넷 오지’로 꼽히는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9월 2G(2세대 이동통신) 종료를 선언한 베트남 군 국영 통신 기업은 수조원의 자금을 들여 지역 격차가 큰 곳을 중심으로 5G망 구축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언했으나, 현재도 지역마다 속도가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전국 읍·면 단위 농어촌 지역 공동망 구축에 통신 3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각) 화웨이는 아프리카 우간다 지역에 5G 기반 ‘AI 디지털 프로토타입 마을’을 설립하기 위해 우간다 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측은 우간다 정부의 재정적 부담 없이 스마트 교실, 원격 진단 시설, 스마트 태양광 셀 설치 등 지역사회통합 접근법인 ‘PDM(Parish Development Model)’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농촌 의료를 향상시키기 위해 마을 보건소와 국립 및 지역 병원을 연계하는 원격 진단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집트, 나이지리아, 우간다, 세네갈, 모로코 등 아프리카 국가가 5G 도입을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SCMP는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국제 사회에 미래 기술의 핵심 인프라인 5G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촉구 중이지만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구축을 갓 마친 국가들과 달리 6G(6세대 이동통신)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규격의 5G 어드밴스드(5.5G)를 준비 중이다. 5.5G(5.5세대 이동통신)는 최대 속도가 10Gbps로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 화웨이는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중국은 물론 독일, 핀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20여개 도시에서 검증·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등 제3국은 인프라 구축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 2G를 완전히 중단할 예정인 베트남도 5G로 넘어가기 위한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군 국영 통신 기업인 비엣텔은 30조동(약 1조6140억원)을 투입해 베트남 내 도서벽지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LTE(4세대 이동통신)망과 5G망을 동시에 구축하는 내용을 지난 3일 발표했다. 비엣텔은 섬지역 등을 포함한 외딴 지역까지 아우르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며 올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베트남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에선 아직도 5G 속도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지능정보사회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55개 전국 시·군·구 중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낮게 나타난 곳은 전북 완주군으로 441.52(단위 Mbps)으로, 전체 평균 939.1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충남 예산군(453.60), 강원 횡성군(476.76), 전남 함평군(480.44), 경북 성주군(488.21)도 낮은 편에 속했다.
통신 업계에선 통신 3사가 공동으로 전국 읍·면 등 농어촌 지역 인프라 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손잡고 전국 읍·면 등 농어촌 지역의 5G 공동이용 서비스 구축을 시작했다”면서 “기존에 통신 3사가 각각 단독으로 망을 구축한 85개 시 행정동 및 일부 읍면 지역에 더해 52개군 432개 읍·면 등을 추가, 모든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5G 전국망 구축이 완료됐다”고 했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사업자 입장에선 소규모 지역까지 인프라를 구축하면 투자 수익률 대비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면서 “통신업은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국내 기업의) 해외 오지 진출 성공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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