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릭요거트'부터 '햄버거', '맥주'까지.. 日 공략 나선 K-푸드
[파이낸셜뉴스] 국내 식품, 주류기업들이 시장 확대와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일본은 전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다. 그동안 일본은 국내 기업들에게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비즈니스 무대로 주목받았지만 변화가 크지 않은 폐쇄적인 환경이라는 점에서 진입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도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K푸드가 큰 관심을 얻고 있고, 깐깐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음식의 맛과 품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지금이 시장을 공략하기 좋은 시기라는게 11일 업계의 분석이다. 일부 업체들은 국내 기업들도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분야에 초기 진입해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식품 기반 바이오테크 기업 스위트바이오가 운영하는 '그릭데이'도 일본 시장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스위트바이오는 다음달 중 도쿄의 오모테산도 거리에 '그릭데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스위트바이오는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 여성들을 집중 공략하고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한 스위트바이오는 지난 3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푸덱스 재팬2024'에 참가해 현지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가능성을 점쳤다. 최근에는 롯데벤처스재팬으로부터 2억 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일본 진출을 가속화하게 되었다. 이번 투자는 스위트바이오의 견조한 매출 성장세와 성공 노하우를 높게 평가해 이뤄졌다. 스위트바이오의 2023년 매출은 261억원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2020년 매출 28억 대비 9배 이상 성장했다.
그릭데이가 일본 시장을 택한 이유는 소비자 반응이 주된 원인이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 꼭 방문해야 할 그릭요거트 카페로 SNS에서 회자되며 해외 방문객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황금연휴라 불리던 골든 위크 기간인 지난 4, 5월 국내를 방문한 일본 관광객이 부쩍 늘면서 그릭데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이대본점과 압구정에 있는 그릭데이고의 지난 4, 5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4% 증가했다. 특히 그릭데이고 매장은 지중해 콘셉트의 24시간 무인 그로서리 마켓으로 방문객의 약 40%가 해외 관광객이며 일본 방문객들을 위한 일본어 설명이 준비되어 있다.
그릭데이 일본 매장 사업팀 이윤기 매니저는 "국내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미용과 다이어트를 위해 그릭요거트를 즐겨 먹는 모습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그릭요거트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6월 국내에 처음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한 후 브랜드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 여의도,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등 전 매장이 파이브가이즈의 '글로벌 톱 10'에 포함되었으며 이러한 성과가 일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지코리아는 다음해 하반기 첫 점포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7년 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곳곳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 경기 판교에 5호점을 개장할 예정이며 추후에는 지방에도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2일 오사카에서 열린 2024 일본 오사카 야키니쿠 비즈니스 전시회에 참가해 대표 브랜드인 제주위트 에일을 선보였다. 이 행사는 일본 야키니쿠 업계와 고기 요리를 취급하는 모든 음식, 외식 업계를 타깃으로 1년에 한 번 열리는 일본 유일의 대표적인 외식업계 전문 전시회로 경영자, 오너, 요리장 등 구매결정권자들의 참석률이 높은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제주맥주는 지난달 일본 주류 유통사 유와무역과 제주위트에일의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유와무역은 하와이 수제맥주 코나 비어, 알로하 비어, 라니카이 브루잉 등 판매하며 구축한 판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주위트에일이 제주의 청정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지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맥주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주맥주는 일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남아메리카 지역인 브라질 등으로도 시장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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