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우회 수출'까지 막는데… 중국발 덤핑 늪에 빠진 韓 철강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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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우회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에도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 주요국에서 중국의 철강 저가 수출에 대한 대응을 시작한 가운데 아직까지 한국 정부 차원의 대책은 나오지 않으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3배(7.5%→25%) 이상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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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국, 중국산 철강 덤핑에 대응… 한국은 검토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 제품 중 미국, 캐나다, 멕시코 외 지역에서 용융·주조된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3배(7.5%→25%) 이상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국산 철강 제품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지난해 미국의 중국 철강 수입량이 줄어든 것을 중국이 멕시코 등 우회 수출을 늘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입된 멕시코산 철강 380만톤 중 13%는 북미 지역 밖에서 용융·주조됐다.
레이얼 블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멕시코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관세를 회피하고 우리 투자를 약화하며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우오 등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철강 수출에서 멕시코로 향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당장 국내 철강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는 고금리 장기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와 건설경기 불황으로 철강 수요가 줄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이 자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철강 과잉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철강을 저가 수출한 것이 철강업계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입 철강재는 2022년 1411억톤에서 2023년 1554억톤으로 늘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047억원) 대비 17.3% 줄었고, 현대제철은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3339억원) 대비 83.3% 감소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부진에도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국가 차원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를 추진 중이며 산업부와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 검토에 나섰다. 칠레는 지난 4월 중국산 철강에 최대 33.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이번달에는 타이완이 중국산 저가 철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문혁 기자 moonh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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