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이대론 답 없다"…규제 완화 필수[줌인e종목]

김형준 기자 2024. 7. 1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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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카지노 구축에 국외 여행자 증가 악재
2분기 영업익 730억원대 전망…전년 대비 10% ↓
강원랜드 카지노 업장에 설치된 게임 테이블.(강원랜드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내국인 카지노 업장과 하이원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035250)의 실적이 좀처럼 반등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증가하며 내국인의 카지노 유입이 줄고 한국과 가까운 오사카에 복합리조트 건립이 예정되며 경쟁 위험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다보니 주가도 답보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보다 전향적인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게임 베팅 상한, 영업시간 제한 조정 등 큰 틀의 운영사항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강원랜드는 1만 4130원을 기록했다. 1.51% 오르긴 했지만 최근 주가 추이를 봤을 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강원랜드 주가는 지난 2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엔데믹 등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며 장중 1만 834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썼다. 하지만 실적 부진과 경쟁 위험 증가 등으로 상승모멘텀이 없어지며 이내 조정 국면으로 들어섰고 결국 주가는 지난달 1만 372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는 강원랜드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줄어든 730억 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년 대비 10.5% 감소한 734억 원을, 하나증권은 9% 감소한 748억 원을 예상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면서 해외 카지노로 빠지고 있는 내국인 수요가 뼈아픈 지점이다. 여기에 불법 홀덤펍 등 사행산업이 성행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불법 사행산업과 내국인의 외국 카지노 방문 등으로 2019년 280만명에 달했던 카지노 고객이 올해는 234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모객수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바라보지만 기존 수준으로의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랜드가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콘도 전경.(강원랜드 제공) ⓒ News1

강원랜드는 지난 4월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K-HIT'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조 5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시장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프로젝트 발표 당시 대형 투자계획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들어서는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도 장기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약 1조 엔을 투자해 2029년쯤 오사카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라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강원랜드에 강력한 경쟁 상대가 생기는 셈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사카 복합리조트 완공 시까지 중장기적인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주가는 이런 우려들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강원랜드의 주가 부양과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큰 틀의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랜드가 국부 유출 방지 등을 들어 꾸준히 요청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 강원랜드는 하루 20시간으로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게임당 베팅 상한 금액은 30만 원으로 제한돼 있다. 이외에도 매출총량, 출입 가능 일수 등에 대해서도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K-HIT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발전 계획을 발표했는데 프로젝트가 실행되려면 카지노 영업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프로젝트 공개 후에도 문체부의 규제 완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남수 연구원도 "2조 5000억 원의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밝혔지만 카지노 운영사항에 대해서는 확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영업시간 제한, 게임 베팅 상한 등 개선이 실적에 보다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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