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서울국제도서전 흥행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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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계 화제의 하나는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의 큰 흥행이다.
6월30일까지 5일 동안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 약 15만명의 관람객이 유료로 입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참가사 부스료와 관람객 입장료가 모두 인상되었고, 지난 4월 '서울국제도서전 주식회사'가 설립된 것도 그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신선한 공공정책 서비스를 선보인 사례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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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계 화제의 하나는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의 큰 흥행이다. 6월30일까지 5일 동안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 약 15만명의 관람객이 유료로 입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2만명가량 증가한 숫자다. 도서전이 새롭게 부활한 2017년의 20만명보다는 적지만, 매년 급락하는 성인 독서율에 비추어 보면 대단한 성취이다.
행사가 큰 주목을 받으며 ‘독자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책 생태계 관계자들이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 점이야말로 여러 지표를 뛰어넘는 성과가 아닐까. 그럼에도 짚어볼 점들은 있다. 무엇보다 참가 출판사의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 소수 출판사만 참가하는 도서전은 그 위상이 위태롭다. 올해도 팬덤 마케팅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일부 참가사들은 재미를 보았지만, 참여하지 않은 출판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도서전 참가의 양극화 문제를 풀려면, 규모 있는 출판사에는 참가 유인을 제공하고, 소규모 출판사에는 큰 부담 없이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공적 지원을 강화하는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책 생태계 안팎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꼭 가야 할 출판산업 박람회이자, 출판 관련 관심사를 다루는 각종 콘퍼런스의 장으로 기능 확장이 모색되길 바란다.
특히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기한 과거 도서전의 수익금 반환 논란이 행정소송으로까지 번지며, 정부 지원 예산을 도서전 참가 신청 마감 이후에야 참가사 지원으로 돌리며 비참가 출판사들의 불만이 컸다. 주최측은 정부 예산 지원이 없는 사상 초유의 ‘홀로 서기’ 무대를 ‘함께 서기’로 승화시켰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정부 예산 지원 방식의 변화는 도서전을 상업화로 내몰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보다 참가사 부스료와 관람객 입장료가 모두 인상되었고, 지난 4월 ‘서울국제도서전 주식회사’가 설립된 것도 그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출판 관계자들이 저작권 상담을 벌이는 공간(라이츠센터) 역시 올해 처음으로 유료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수요 대비 공간 부족으로 상담 자리를 잡기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한국 문학의 수출을 이끌어 온 저작권 에이전트인 케이엘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어떤 날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외국 바이어와 선 채로 미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섬세한 정책 지원과 공간 운영의 지혜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신선한 공공정책 서비스를 선보인 사례도 눈에 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에 이어 유일한 지자체관인 ‘경기도 공동관’에 15개 지역출판사와 5개 지역 서점의 공동 부스를 꾸몄다. 경기도에서 부스 임대료와 프로그램 운영비 전액을 지원해 참가사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지역출판의 매력을 전국 독자들에게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당시 ‘국립도서관’(지금의 롯데백화점 본관 자리)에서 열린 ‘제1회 전국도서전시회’를 기점으로 볼 때 올해 70주년을 맞았다. 내년은 국제도서전 승격(1995년) 30주년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서전의 하나로 성장한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강화와 글로벌 출판시장 창구로서의 역할 강화를 기대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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