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5m 두루마리 그림 한 장에 다 담겼다…800년 전 중국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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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상하도'는 12세기 북송시대 한림학사 장택단이 그린 풍속화다.
중국 고미술의 스타 도슨트인 지은이 톈위빈은 이 위대한 두루마리 그림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포착한 36개의 이야기를 그 시대에 대한 깊은 역사 지식과 풍부한 입담으로 '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에 담았다.
책장을 펼쳐 나가다 보면 북송시대 도시 근교부터 부두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 백태와 노동자의 땀구슬이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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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
톈위빈 지음, 김주희 옮김 l 글항아리 l 2만2000원
‘청명상하도’는 12세기 북송시대 한림학사 장택단이 그린 풍속화다. 중국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이 보관하고 있는데 훼손을 우려해 상시공개는 하지 않기 때문에 몇 년에 한번 공개할 때면 이를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큰 소동이 벌어진다.
세로 24.8㎝, 가로 528.7㎝ 크기로 얇은 비단 두루마리에 그려진 대작으로, 청명절을 맞은 중국 북송 왕조 수도 변경(지금의 허난성 카이펑시)의 풍경을 묘사했다. 이 그림에는 무려 800여명의 사람과 선박 28척, 동물 60마리, 건축물 30동, 우마차 20대, 가마 8대, 나무 170여 그루가 등장한다. 수도 변경을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교외와 시내, 배, 다리, 성문, 시가 등이 순서대로 보이는데 원근법을 써 매우 사실적이다. 새벽녘 당나귀에 짐을 싣고 길을 재촉하는 아버지와 아들, 떠들썩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 등 수백명의 등장인물들에 작가는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중국 고미술의 스타 도슨트인 지은이 톈위빈은 이 위대한 두루마리 그림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포착한 36개의 이야기를 그 시대에 대한 깊은 역사 지식과 풍부한 입담으로 ‘청명상하도: 송나라의 하루’에 담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출간된 고미술 관련 책들은 주로 시대나 작가를 테마로 삼았는데, 오직 그림 한 점만을 다룬 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책장을 펼쳐 나가다 보면 북송시대 도시 근교부터 부두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 백태와 노동자의 땀구슬이 굴러다닌다. 지은이의 안내를 따라 마치 북송시대 중국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착각마저 든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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