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환경쌀 농업 덮치는 ‘삼각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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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에서 '왕우렁이농법'으로 친환경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왕우렁이의 '역습'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남 고흥과 신안·진도·해남 등 해안지역에서 왕우렁이농법으로 벼 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들은 월동을 한 왕우렁이가 이앙한 어린모를 갉아 먹는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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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에서 ‘왕우렁이농법’으로 친환경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왕우렁이의 ‘역습’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남 고흥과 신안·진도·해남 등 해안지역에서 왕우렁이농법으로 벼 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들은 월동을 한 왕우렁이가 이앙한 어린모를 갉아 먹는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전남지역 피해 면적만 1500㏊가 넘는다고 하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친환경벼 재배농가에 왕우렁이 구입비까지 지원해온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번에는 역으로 방제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이다.
왕우렁이는 1983년 식용으로 국내에 들어왔지만 먹이 습성을 활용한 무논 제초 효과가 알려지면서 1990년대 초부터 벼농사에 투입돼 ‘오리’와 함께 친환경벼농사의 양대 ‘일꾼’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외래종인 왕우렁이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고, 월동을 통해 야생화할 경우 오히려 벼농사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왔다. 근년 들어 월동하는 왕우렁이 개체수가 크게 늘고, 야생화한 왕우렁이로 인한 벼 피해가 확산할 경우 ‘생태계 교란 생물’ 지정을 둘러싼 환경당국과의 논란 재연마저 우려된다.
그러잖아도 친환경쌀 생산농가들은 채산성 악화와 판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왕우렁이의 역습까지 겹치는 이른바 ‘삼각파도’에 직면해 생산기반까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환경벼 재배는 관행 재배에 비해 품이 많이 들어 생산비가 높은 반면 쌀 판매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여기다 학령인구 감소로 주 소비처인 학교급식마저 급감하고 있다. 한때 무논 들녘에서 사라졌던 개구리와 메뚜기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친환경농업이다. 왕우렁이 역습을 계기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남해안지역은 아열대화하고 있어 대체 농법 혹은 월동 왕우렁이 방제책 마련은 물론 친환경쌀 소비 저변 확대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쌀 농업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서둘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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