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밀고 밸류업이 끌고…"서머랠리, 올해 코스피 정점"

김인경 2024. 7.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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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8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설문조사
AI 랠리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주 실적 강세 기대
"하반기가 중요"…밸류업, 지속적 수혜 전망 속
4Q 금리인하 실현 후 차익매물 주의…美 대선 변동성도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코스피가 7월에만 93.53포인트 오르며 연일 연고점(종가기준)을 경신하자 증권가에서는 ‘서머랠리(여름철 증시가 오르는 현상)’가 국내 증시를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작으로 상승 시동을 건 코스피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기업과 경제 전반을 분석하는 리서치센터의 수장들도 올여름 코스피가 3000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3년 만의 ‘3000피’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삼성전자 호실적…AI랠리 이어진다

11일 이데일리가 국내 대형사 8곳(대신·미래에셋·삼성·키움·하나·한국투자·KB·NH투자증권, 가나다순)의 리서치 센터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 3분기 코스피의 최저점은 2650, 최고점은 3100으로 집계됐다. 다수 센터장들이 코스피가 3000선을 웃돌 가능성도 제시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28일(종가 기준, 3020.24)이 마지막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확대하고 있다”면서 “여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시장 전체적으로 플러스(+) 기운이 강하다. 지수가 계속 올라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2분기 10조 4000억원에 이르는 잠정 영업이익을 밝힌 것이 상승의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시장 기대치(8조 3078억원)를 25.18% 웃도는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업황 개선을 이끌고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하반기에도 AI 관련 랠리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고비용-저효율 사회에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AI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만큼, 관련산업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에선 AI 소프트웨어 랠리가 아닌 해당 공급망(엔비디아)에 연결된 반도체 업종이 수혜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주의 뒤를 이어 산업재와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주의 주가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 상반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이나 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이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선, 해운 등 산업재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3분기 수출 업종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조선과 해운은 선가나 수주, 운임에 비해 주가 상승이 충분하지 않았고 자동차주의 경우 유럽이나 일본 경쟁업체보다 이익 모멘텀이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수지가 양호해도 해외 직접 투자나 증권 투자가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경향은 수출 기업에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4분기 조정 전망에도…‘구원투수’ 밸류업 남았다

4분기로 진입하며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에는 시장의 기대가 가라앉으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리서치 센터장들은 우리 증시가 3분기까지 상승세를 탄 후 4분기 소강상태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 시 기대했던 변수가 현실화됨에 따라 단기 차익매물이 출회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3분기 고점을 통과해 4분기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이 같은 조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3분기 고점 도달 후, 11월 매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수가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와 달리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 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중요한 시기”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법안 개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밸류업은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내다봤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밸류업은 현재 정권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테마로 자동차, 금융주들의 지속적인 수혜를 기대할 만하다”면서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 인하, 소액주주 관리 보호 등 세법 및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잡음이 밸류업 수혜 업종의 단기 조정 압력을 받게 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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