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쌀값 하락’ 놓고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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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쌀값'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2021년산 쌀값 폭락 사태의 재연을 초래했다며 정부에 '양곡관리법' 개정 수용 등을 촉구했다.
야당은 쌀값 하락을 고리로 시장격리 의무화를 담은 '양곡관리법'과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을 골자로 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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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정부, 20만원선 못지켜
추가 격리·가격안정제 수용을”
당정 “더 큰 하락 부추길 수도
수급관리 강화로 생산량 조절”
22대 국회 첫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쌀값’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2021년산 쌀값 폭락 사태의 재연을 초래했다며 정부에 ‘양곡관리법’ 개정 수용 등을 촉구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야당의 대안이 더 큰 쌀값 추락을 부를 수 있다며 반대했다.
농해수위는 9일 전체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소관부처의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장에선 지난해 수확기 이후 속절없이 추락하는 쌀값이 단연 화두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5일 산지 쌀값은 80㎏들이 한가마당 18만3960원으로 전 순기 대비 1.3%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야당은 정부가 ‘쌀값 20만원선 유지’를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책임을 추궁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정부도 대통령도 쌀값 20만원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수확기(10∼12월) 가격을 20만원선에서 유지하겠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하자 윤 의원은 “수확기에만 20만원을 지키고, 그 이후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느냐”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핑계만 대고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여당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쌀값이 20만원선은 돼야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다”면서 “최초에 5만t이 아니라 10만t을 격리했다면 지금 쌀값은 다른 양상일 것”이라고 정부 대책을 아쉬워했다.
반면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농가 입장에서는 수확기 쌀값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수확기 쌀값은 20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으로 비교적 잘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쌀값 하락을 고리로 시장격리 의무화를 담은 ‘양곡관리법’과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을 골자로 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윤 의원은 “수확기보다 쌀값이 약 15% 떨어졌는데 당시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가격이 5% 이상 하락하면 시장격리를 발동하도록 했으니, (법이 개정됐다면) 진작 시장격리가 이뤄졌을 것이고 쌀값도 잡혔을 것”이라면서 “지금 사태는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현재 시급한 쌀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시장격리 등을 요구했다.
정부·여당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와 가격안정제가 특정 품목의 생산을 장려,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사전 수급조절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도 남는 쌀 대신 모자란 밀·콩 등으로 생산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장관은 “쌀값 상황은 계속 살펴볼 것”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3단계 선제적 수급관리를 통해 생산량을 줄여보려 한다”고 했다. 사전에 벼 재배면적을 밀·콩 등으로 작목 전환해 줄이도록 유도하고, 벼를 심은 후에는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밥쌀 이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완충 물량’을 정한 뒤, 통계청의 최종 쌀 생산량 결과가 나오면 완충 물량의 용도를 정해 수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농산물 가격 급등락에 따른 농가경영 위기는 민주당의 가격안정제 대신 ‘수입안정보험’ 확대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은 “전혀 새롭지 않은 대책이며 가입률 문제 등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보완 요구가 나왔다. 박 의원은 “현재 81억원 수준의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고, 수천억원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증액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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