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깜박이' 켠 이창용, 10월 금리 인하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길고 긴 통화 긴축기를 지나며 처음으로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 그는 "차선을 바꾸고 방향을 전환할 준비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언제 인하를 시작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현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다음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열리는 8월이 아닌 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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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난해 2월 금통위에서 10개월 만에 연속 금리인상 행진을 멈추면서 1년6개월째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다음 금통위 회의가 8월22일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3.5%는 1년7개월 넘게 유지될 예정이다. 최장기간 금리 동결이다.
한은이 또 한 번 제자리 걸음을 택한 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오는 등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연속 2%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어느 나라에 비해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매우 많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물가 안정만을 맡고 본다면 이제는 금리를 인하를 논의할 공기가 조성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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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3개월 후 인하 의견이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많아진 점에 대해 "포워드 가이던스(한국형 점도표)는 현시점에서 봤을 때 3개월 동안 3.5%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8~9월 데이터 나오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4명은 인플레이션의 진정에도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과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의견을 보인 반면 2명은 본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지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5월에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며 "현 상황은 물가 상승 안정에 진전이 있는 만큼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높아진 금리 인하 기대는 과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총재는 "물가 그리고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금통위 회의는 8월과 10월, 11월 세 차례만을 남겨뒀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하면서 8월 조기 인하 기대감을 낮추자 시장은 다음 금통위가 예정된 8월이 아닌 10월에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과 연계된 고환율 여파, 서울·수도권 부동산 가격 반등, 가계부채 증가 등의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하의 신중성이 아직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일각에서 기대한 8월 금리 인하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 부재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높아진 금융불균형 리스크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며 "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당초 올해 8월에서 10월로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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