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당무감찰 받자" 한동훈 "오물 뿌리나"... 與 토론회 '난장판'

김도형 2024. 7. 12.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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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비례대표 사천 의혹 등 난타전
"내 주도권 토론이다" 유치한 설전도
나 "이재명 구속 실패" 윤 "박근혜 수사"
나경원(왼쪽부터)·원희룡·한동훈·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인이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2차 TV토론도 비방전으로 얼룩졌다. 원희룡 후보는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거론하며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후보를 몰아세웠다. 반면 한 후보는 "사실이면 사퇴하겠다"면서 "구태정치를 그만두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서로 "흥분하지 말라", "호도하지 말라"며 목청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오물', '당무감찰', '좌파' 등 원색적인 표현이 오갔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논란이 확대되면 제재를 포함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지만 두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난장판을 벌였다.

1차 토론 당시 "정책 토론에 집중하고 싶다"며 비방전을 피했던 원 후보는 태세를 바꿨다. 토론 첫 시작부터 △총선 당시 한 후보의 사천 의혹 △사설 댓글팀 운영 의혹 △김경율 회계사 금융감독원장 의혹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대권 이미지만 생각하고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원 후보는 "공천에 관계된 사람들을 접촉하며 사실 확인을 해봤더니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과 공관위원 3명 등 극소수가 인재영입도 되지 않고 거론되지도 않은 이들을 대거 (비례대표로) 넣었다"면서 "인간관계를 추적해보니 한 후보 검찰 최측근과 가족이 포함돼 있었다. 그게 아니고선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변호사),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현 주진우 의원실 보좌관)을 당선권인 13번, 17번에 배치했다가 논란 끝에 순번을 뒤로 미룬 것을 겨냥한 것이다. 강 전 행정관은 한 후보 부인이 소속된 법무법인 김앤장 출신이고, 이 전 행정관은 한 후보와 가까운 주진우 의원 캠프 출신이다.

이에 한 후보는 "보도만 갖고 얘기하는 것이냐, 무서운 분"이라며 "그냥 뇌피셜"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당무감찰이 되면 진술과 자료를 모두 제출하겠다. 당무감찰을 받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지금 얘기하라. 선거를 앞두고 오물을 뿌리는 거다"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원 후보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보다 못한 거 같다"며 "그냥 던지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구태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당시 여의도연구원이 한 후보의 이미지를 조사한 것과 관련 "우리 총선 전략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를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바꾸는 것이었다"며 "그게 왜 문제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댓글팀 의혹엔 "저와 무관한 얘기"라고 반박했고, 김 회계사 인사 추천 공세에는 "확실히 말씀드린다. 그랬다면 사퇴를 하겠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겠나"라고 역공 수위를 높였다.

장외 설전도 볼썽사나웠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 원 후보를 향해 "마치 노상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를 제가 당원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올렸다. 원 후보는 사법연수원생 시절 노상방뇨로 파출소에 연행된 전력이 있다. 두 후보는 "맨날 수사만 하다 취조당하니 당황스럽지?"(원 후보) "급해서 그런 건 알겠는데 차분히 하라"(한 후보) "말 끊지 마시라"(원 후보) "제 주도권 토론이다"(한 후보) 등 유치한 말싸움도 벌였다.


나경원 "이재명 구속 왜 실패했나" 윤상현 "박근혜 수사 사과했나"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나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시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등을 언급하며 한 후보를 공격했다. 나 후보는 "왜 이 전 대표를 구속시키지 못했느냐"며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장황하게 읊고선 왜 영장이 기각됐느냐"고 했다. 이어 "당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큰 영향을 줬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30년 징역형을 구형한 게 공공선의 추구였느냐"며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을 인생의 화양연화라고 했는데, 당시 보수 인사들 한 200명 잡아넣지 않았냐"면서 "민주당 출신인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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