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당무감찰 받자" 한동훈 "오물 뿌리나"... 與 토론회 '난장판'
"내 주도권 토론이다" 유치한 설전도
나 "이재명 구속 실패" 윤 "박근혜 수사"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2차 TV토론도 비방전으로 얼룩졌다. 원희룡 후보는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거론하며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후보를 몰아세웠다. 반면 한 후보는 "사실이면 사퇴하겠다"면서 "구태정치를 그만두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서로 "흥분하지 말라", "호도하지 말라"며 목청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오물', '당무감찰', '좌파' 등 원색적인 표현이 오갔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논란이 확대되면 제재를 포함해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지만 두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난장판을 벌였다.
1차 토론 당시 "정책 토론에 집중하고 싶다"며 비방전을 피했던 원 후보는 태세를 바꿨다. 토론 첫 시작부터 △총선 당시 한 후보의 사천 의혹 △사설 댓글팀 운영 의혹 △김경율 회계사 금융감독원장 의혹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대권 이미지만 생각하고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원 후보는 "공천에 관계된 사람들을 접촉하며 사실 확인을 해봤더니 장동혁 당시 사무총장과 공관위원 3명 등 극소수가 인재영입도 되지 않고 거론되지도 않은 이들을 대거 (비례대표로) 넣었다"면서 "인간관계를 추적해보니 한 후보 검찰 최측근과 가족이 포함돼 있었다. 그게 아니고선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변호사),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현 주진우 의원실 보좌관)을 당선권인 13번, 17번에 배치했다가 논란 끝에 순번을 뒤로 미룬 것을 겨냥한 것이다. 강 전 행정관은 한 후보 부인이 소속된 법무법인 김앤장 출신이고, 이 전 행정관은 한 후보와 가까운 주진우 의원 캠프 출신이다.
이에 한 후보는 "보도만 갖고 얘기하는 것이냐, 무서운 분"이라며 "그냥 뇌피셜"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당무감찰이 되면 진술과 자료를 모두 제출하겠다. 당무감찰을 받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지금 얘기하라. 선거를 앞두고 오물을 뿌리는 거다"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원 후보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보다 못한 거 같다"며 "그냥 던지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구태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당시 여의도연구원이 한 후보의 이미지를 조사한 것과 관련 "우리 총선 전략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를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바꾸는 것이었다"며 "그게 왜 문제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댓글팀 의혹엔 "저와 무관한 얘기"라고 반박했고, 김 회계사 인사 추천 공세에는 "확실히 말씀드린다. 그랬다면 사퇴를 하겠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겠나"라고 역공 수위를 높였다.
장외 설전도 볼썽사나웠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 원 후보를 향해 "마치 노상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를 제가 당원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올렸다. 원 후보는 사법연수원생 시절 노상방뇨로 파출소에 연행된 전력이 있다. 두 후보는 "맨날 수사만 하다 취조당하니 당황스럽지?"(원 후보) "급해서 그런 건 알겠는데 차분히 하라"(한 후보) "말 끊지 마시라"(원 후보) "제 주도권 토론이다"(한 후보) 등 유치한 말싸움도 벌였다.
나경원 "이재명 구속 왜 실패했나" 윤상현 "박근혜 수사 사과했나"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나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시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등을 언급하며 한 후보를 공격했다. 나 후보는 "왜 이 전 대표를 구속시키지 못했느냐"며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장황하게 읊고선 왜 영장이 기각됐느냐"고 했다. 이어 "당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큰 영향을 줬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30년 징역형을 구형한 게 공공선의 추구였느냐"며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을 인생의 화양연화라고 했는데, 당시 보수 인사들 한 200명 잡아넣지 않았냐"면서 "민주당 출신인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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