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AI 가 삶의 질 바꾼다…AI 규제에도 선제 대응”

파리에서 ‘갤럭시 AI 포럼’ 열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AI 현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AI(인공지능) 포럼’을 열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을 통한 AI 사용이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글로벌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애플보다 한 발 앞서 스마트폰에 생성형 AI를 대거 탑재한 삼성전자의 전략 방향이 옳았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한 셈이다.

삼성은 이날 런던대 골드스미스 경영연구소와 손잡고 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5개국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AI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통해 “모바일 AI를 자주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삶의 질을 높게 평가할 확률이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챗GPT 쇼크’ 이후 AI의 성능과 효과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를 이끈 크리스 브라우어 박사는 “AI에 대한 큰 인식 변화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과거엔 대부분 AI를 노래 추천, 오탈자 수정 등 일차원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도와주는 역할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AI를 자기 계발, 건강 관리, 생산성 향상, 창의성 증대 등 삶의 모든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바일 AI를 사용하기를 원하는가’란 질문에 한국인들의 76%가 ‘그렇다’고 답해 조사 대상 5개국 중 가장 AI 수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국 평균은 52%였다.

현재 세계인이 사용하는 삼성의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은 약 10억개로 추정된다. 삼성은 올해 말까지 이 중 5분의 1에 달하는 2억 대에 이 회사의 AI 기술 ‘갤럭시 AI’가 탑재될 것이라고 10일 모바일 신제품 발표 행사 ‘언팩’을 통해 밝혔다. 또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무선 이어폰 등 스마트폰의 주변기기 격인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도 AI를 탑재해 이른바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삼성은 자사 스마트폰에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미국 구글(AI 소프트웨어), 퀄컴(AI 하드웨어) 등과 손잡은 상태다. 올 초 발표된 세계 최초 AI폰 갤럭시 S24와 이번 파리 언팩에서 공개된 AI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 6와 플립 6에는 인공지능 신경망 프로세서(NPU)가 내장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칩이 탑재되어 있다. 또 갤럭시 AI에는 구글의 ‘제미나이’ AI 기술이 들어간다. 삼성은 이날 “갤럭시 AI는 사용자에게 최고의 모바일 AI 경험을 주기 위해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AI’로 개발됐다”며 “앞으로도 구글·퀄컴 등 세계적 기술 파트너와 ‘개방형 협업’을 통해 모바일 AI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AI 기술의 대중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데이터 보안 문제가 커지는 것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루시아 루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AI 정책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AI 기술의 육성은 물론 규제에도 잇따라 나서고 있다”며 “인간 중심적이면서도 안전한 AI를 위해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들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이와 관련 “갤럭시 AI는 민감한 데이터를 기기 내에서만 처리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된 클라우드(원격 컴퓨팅) AI 서버로 보내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는 등 개인정보 보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AI 관련 육성 및 규제 정책에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