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7% 오른 1만30원… 사상 첫 '1만원 시대' 진입

최임위, 마라톤 협상 끝 표결로 결정… 민주노총 퇴장 속 사용자위원안 채택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표결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강종민 기자 /사진=강종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9860원)보다 1.7%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최저임금제도 도입 37년 만에 사상 첫 '1만원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2일 오전 2시38분쯤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30원을 의결했다. 전날 오후 3시부터 10차 전원회의를 갖고 협상을 진행하다 이날 자정을 기해 11차 전원회의로 차수를 변경하고 회의를 이어가며 총 12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협상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4차 수정안에서 각각 1만840원과 9940원을 제시하며 격차를 최초 2740원에서 900원까지 좁혔지만 더 이상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1만~1만290원 사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라며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이에 근로자위원들은 1만120원을, 사용자위원은 1만30원을 각각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최임위는 해당 최종안을 투표에 부쳤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이 공익위원들의 심의촉진구간 제안에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반발하며 퇴장, 표결에는 23명만 참여했다.

표결 결과 근로자위원안(1만120원) 9표, 사용자위원안(1만30원) 14표로 사용자위원안으로 최종 의결했다. 공익위원 9명 중 4명은 노동계 안에, 5명은 경영계 안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5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70원(1.7%) 인상된 1만3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월 209시간 기준 209만6270원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한다.

최저임금안이 결정된 이후 10일 이내에 노사 양측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를 확인하고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래 노사로부터 이의제기는 20여차례 있었지만 재심의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