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말라가는 바이든… ‘큰손’ 조지 클루니마저 사퇴 촉구
넷플릭스 창립자 등 후원 잇단 이탈
웰치, 상원의원 첫 후보사퇴 요구
펠로시 등 원로들도 교체 가능성 열어
“내가 3주 전 모금 행사에서 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10년의 바이든도, 2020년의 바이든도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토론회에서 목격한 바로 그 사람이었다.”
미국 민주당 지지자인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클루니는 2012년, 2016년, 2020년 미 대선 때 민주당의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해 온 인물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민주당 후원자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민주당 기부자들 사이에서도 “10명 중 9명은 후원할 계획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해 온 인사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상원의원 최초로 피터 웰치 의원(버몬트)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굳건한 지지를 표명해 온 민주당 원로들도 후보 교체 가능성을 열어 두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전 각본 없는 단독 기자회견이 후보 사퇴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민주당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클루니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에 적극 참여해 왔다. 지난달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그가 주최한 모금 행사에선 민주당 역대 최대 규모인 2800만 달러(약 386억 원)가 걷혔다. CNN방송은 “바이든의 조력자였던 클루니는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도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며 “바이든 캠프에 클루니의 사퇴 촉구는 할리우드에서 벌어진 가장 치명적인 이탈”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인 후원자들의 이탈도 감지된다. 앞서 넷플릭스 창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디즈니 상속인인 애비게일 디즈니, 억만장자 릭 카루소 등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FT는 익명을 요구한 한 주요 후원자를 인용해 “자금이 마르고 있다”며 “후원자 10명 가운데 9명은 손실을 우려해 기부를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BC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 관계자들은 “이번 달 대규모 후원자들의 기부금만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줄었다”고 밝혔다. 캠프에선 “이미 재앙적이다”란 한탄이 나온다.
백악관이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있다. TV토론 참패 뒤 사퇴론이 거세지자 바이든 대통령 측은 민주당 의원, 주지사, 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을 안심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FT는 “백악관은 정치권 관리에만 골몰하다가 정작 후원자들은 소외시키는 악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 핵심 우군들마저 사퇴 촉구 의사
바이든 대통령이 당 내부 단속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온다. 연이은 하원의원들의 사퇴 촉구에 이어 상원에서도 처음으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웰치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바이든은 자신이 최고의 후보인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웰치 의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유능하고 검증된 지도자”라면서 “젊고 활기찬 주지사들과 상원의원들도 있다”며 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MSNBC에 출연해 “출마 여부는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모두가 그가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직접적인 사퇴 촉구는 아니지만 그동안 강조해 온 분명한 지지 의사도 아닌 것이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다”던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사석에서 “대통령이 주도하지 않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슈머 원내대표 측은 해당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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