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7% 오른 1만30원…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

김지환·조해람 기자 2024. 7. 12.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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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원 올라…월급 기준 209만6270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에도 못 미쳐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11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최저시급이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1만30원(월급 기준 209만627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률 1.7%는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2.6%)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11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시급을 결정했다. 최임위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열린 10차 전원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자정을 넘기자 차수 변경을 해 회의를 이어갔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요구에 따라 1만(1.4% 인상)~1만290원(4.4% 인상)을 심의촉진 구간으로 제시했다. 노사는 이 구간 내에서 각각 최종안(5차 수정안)인 1만120원(2.6% 인상), 1만30원(1.7% 인상)을 냈다.

노동자위원 9명 중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4명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 구간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에 따라 표결에는 한국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5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다.

표결 결과 노동자위원 안이 9표, 사용자위원 안이 14표를 얻어 사용자위원 안으로 의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용자위원 안이 채택된 것이다. 올해 표결에서 공익위원 9명 중 4명은 노동자위원 안, 5명은 사용자위원 안에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4명이 표결에 참여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률 1.7%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던 2020년 심의 당시 결정된 인상률 1.5%(역대 최저치)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지난해 심의 당시 결정된 인상률(2.5%)이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였는데 이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내년 적용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47만9000명(영향률 2.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 301만1000명(영향률 13.7%)으로 추정된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었다고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 명백한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년 연속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률은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온 국민의 한숨에 무게를 더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음달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노사는 고시 전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다만 이의제기가 수용돼 재심의가 이뤄진 전례는 없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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