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 답은 '특화·지속성'
이달 초 전라북도에서 열린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의 워크숍에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지역 창업생태계를 직접 경험하고 사업 가능성을 살펴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방이 겪는 인구감소, 고령화, 산업쇠퇴 등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과연 스타트업 유치는 지방소멸의 답이 될 수 있을까.
스타트업 유치를 통해 성공적으로 지역을 재활성화한 해외 사례는 많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한때 위기였던 도시를 스타트업 중심의 글로벌 IT 허브로 성장시켰고 미국 오스틴은 텍사스대학교의 입지적 이점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빠르게 성장했다.
'말뫼의 눈물'로 잘 알려진 스웨덴 남부 해안도시 말뫼는 한때 조선업의 중심지였지만 2002년 코쿰스 조선소 폐쇄로 쇠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말뫼시는 쇠퇴하는 산업에 매달리기보다 과감히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해 지식·문화·환경도시로 거듭나 성공사례로 소개된다. 핀란드 역시 노키아의 몰락 이후 놀라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다시 일어섰다. 핀란드 정부는 대학과 함께 투자지원, 규제완화, 인재양성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게임분야의 슈퍼셀, 로비오 등 세계적으로 성공한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예술·문화·패션·관광의 도시 프랑스 파리도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자리매김하며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파리는 세계 최대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 '스타시옹F'를 열고 글로벌 인재유치를 위한 '프렌치테크' 비자를 발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시행한다. 또한 주거단지, 벤처투자사, 정부기관, 인큐베이터, 대학, 연구소가 한곳에 모여 상호협력한다.
국내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젊은 인재 유입,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러 해외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바와 같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기업과 교육기관의 참여,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국내 지역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전북도도 이차전지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삼아 새만금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전북도는 전북테크노파크, 새만금개발청, 전북연구원 등이 전담팀(TF)을 구성해 대기업 및 해외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원스톱 인허가 지원, 규제개선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 코스포를 비롯한 스타트업 지원기관들과도 협력해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업계는 IT분야에 집중되고 수도권 중심이기 때문에 이들이 삶의 기반인 서울을 떠나야 한다는 제약사항이 있다. 지역에 스타트업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주거비가 높은 서울의 대안으로 지역으로 이동한다기보다 지역이 서울보다 좋은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부상하는 AI기술 분야에서 지역이 보다 경쟁력 있는 사업을 테스트할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역정부는 AI 비즈니스모델 실험을 촉진하고 젊은 인재를 지원하기 위한 'AI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이 센터는 젊은 사업가,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AI 연구에 필요한 장비와 숙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지역사업들과 융합해 경쟁력 있는 신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역 AI비즈니스센터 설립은 과거 KAIST 대전 캠퍼스 설립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다. 센터를 중심으로 AI 인재양성, 기술개발, 사업창출, 네트워킹 등이 활발히 이뤄진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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