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무너진 거창교? 가짜입니다

김준호 기자 2024. 7. 1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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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무너질 듯 보이는 사진 퍼져 차량 통제했지만 점검하니 멀쩡

경남 거창에서 마치 폭우에 다리가 무너질 듯한 사진이 유포돼 경찰이 한때 차량 통제에 나서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실제 다리는 멀쩡했고, 이 사진은 가짜였다. 거창군은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 가짜 사진 유포자를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10일 경남 거창 지역에 퍼진 '거창교' 사진(왼쪽). 폭우에 다리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은 가짜였고 당시 실제 거창교(오른쪽)는 멀쩡했다. /거창군

11일 거창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수백 명이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한 단체 채팅방에 거창읍 거창교 일부가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올라왔다. 하천은 흙탕물이 불어나 있고, 다리는 상판이 갈라져 곧 무너질 듯한 모습이었다. 거창 지역엔 9~10일 이틀 동안 171.5mm의 비가 쏟아졌다. 10일 오전에는 거창교가 있는 황강에 홍수 주의보도 발효됐다.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이를 본 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군청 상황실에도 주민 신고가 빗발쳤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쯤 거창교를 통제하고, 거창군과 함께 약 2시간 동안 긴급 안전 점검을 벌였다. 사진과 달리 다리는 균열 없이 멀쩡했다. 거창교는 오전 11시쯤 통행 제한이 해제됐다.

거창군이 조사한 결과, 이 사진은 거창군의회 한 의원 지지자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처음 올라왔다고 한다. 이 사진은 지역의 한 기자가 500여 명이 모인 또 다른 채팅방에 옮겼고, 이내 소셜미디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70대 전직 공무원인 A씨가 올렸는데, 논란이 되자 그는 “손이 떨려서 사진이 왜곡됐다. 많은 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글도 올렸다.

이에 따라 거창군은 A씨가 최초 유포자가 맞는지, 고의로 가짜 사진을 올렸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거창군 관계자는 “이 사진으로 당시 주민들 불안감이 컸고, 직원 20여 명이 현장 통제에 나서는 등 행정력도 낭비됐다”면서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고 했다. 경찰은 전문가를 통해 이 사진의 조작 및 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A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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