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출시된 2억대 갤럭시폰에 AI 무료 지원”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7.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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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파리 간담회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연말까지 2억대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 사업부장)이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제품 갤럭시Z 폴드6와 플립6 외에 삼성의 기존 스마트폰에도 ‘갤럭시 AI’를 대폭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AI는 실시간 통역, 글쓰기와 사진 편집 도우미, 써클 투 써치(원 그려서 검색) 등 생성형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접목한 것이다.

2억대는 전 세계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약 10억명)의 5분에 1에 달하는 수치다. 2021년 출시된 갤럭시 S21 시리즈 이후 모델뿐 아니라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모두 AI 기능을 순차적으로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노 사장은 지난 1월엔 갤럭시 AI를 처음 소개하면서 “올해 안에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지원하겠다”고 했었다. 이후 6개월 만에 목표치를 두 배로 늘린 것이다. 노 사장은 “온디바이스(단말기 직접 탑재) AI 기술의 최적·고도화가 진전을 보여 갤럭시 AI 지원 모델을 과거 출시된 S시리즈와 Z시리즈, 갤럭시탭S 시리즈 등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 AI를 통한 혁신 기술의 대중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25년까지 AI 기능에 대한 유료 구독 모델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이들이 더 쉽고 저렴하게 AI의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고객은 제품을 샀는데 또 매달 돈을 내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했다. 수익보다 AI를 지렛대로 삼아 애플 아이폰으로부터 완전히 시장 1위를 탈환하고, 브랜드 이미지도 역전시켜려 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과거 모델에도 AI 지원 기기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시장에서 이 구형 제품들의 인기가 갑자기 치솟았다. 소비자들이 갤럭시 스마트폰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물론 브랜드 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사장은 “갤럭시 AI의 에코 시스템(생태계) 확장”도 여러 번 언급했다. 삼성은 이날 갤럭시 AI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할 때 강력한 시너지(상승 효과)를 내는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7·워치 울트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3·버즈3프로, 스마트링(반지)인 갤럭시링을 선보였다. 그는 “이 기기들에도 모두 AI가 들어갔다”고 강조하며 “갤럭시폰과 함께 강력한 ‘갤럭시 AI 생태계’를 형성해 한층 진화된 첨단 기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노 사장은 점점 높아지는 AI 기술 규제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갤럭시 AI는 구글의 ‘제미나이 AI’ 기술을 상당부분 채용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이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갤럭시 AI를 통해 구글에 더 많은 개인 정보가 흘러가고, 구글 AI의 시장 독과점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갤럭시 AI는 기기 내에 많은 것을 해결하므로 그런(보안) 우려가 덜하다”며 “구글에 제공되는 데이터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규제 가능성에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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