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 불발' 류현진, 고척돔 천장에 울었다... '도슨 연장 끝내기' 키움, 한화 꺾고 0.5G 차 추격 [키움-한화 리뷰]

김동윤 기자 2024. 7. 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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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한화전이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이 3회말 2사에서 키움 송성문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장진혁이 캐치하자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시즌 6승이 불발됐다. 그에게는 생소할 고척스카이돔 로컬룰이 코리안 몬스터를 울렸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으나, 이후 불펜이 동점에 이어 연장 11회 말 로니 도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키움은 연장 접전 끝에 한화를 5-4로 누르고 37승 47패로 탈꼴찌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는 김서현이 무너지며 37승 2무 46패로 9위로 내려앉아 키움의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이날 류현진은 시즌 3번째 6승 도전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18일 청주 키움전에서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5승째를 따낸 후 2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3달 만에 찾은 고척스카이돔은 류현진에게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장소였다.

2016년 개장한 고척돔은 2012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류현진에게 생소한 곳이었다. 지난 4월 5일 고척 키움전이 첫 등판이었다. 당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달라진 KBO 리그에 적응 중이던 류현진은 8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의 악몽을 경험했다.

그때의 경기가 적응 과정이었음을 보여준 이날의 경기였다. 1회부터 4점을 지원받은 류현진은 2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김건희에게 안타, 장재영에게 볼넷, 이주형에게 내야 안타를 내줘 생긴 1사 만루 위기에서 로니 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그러나 김혜성을 1루 땅볼, 송성문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한화전이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이 4회 난조를 보이며 실점을 한 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타자들을 잘 잡아가던 류현진은 낯선 고척돔 환경에 마주해야 했다. 5회 초 2사 1루서 류현진은 도슨에게 또 한 번 안타를 맞았다. 그런데 이번 타구는 고척돔 천장을 향했고 구조물을 맞고 각도가 바뀐 채 낙하했다. 한화 우익수 장진혁은 글러브를 뻗었음에도 달라진 타구 방향에 공을 놓치고 말았고 그사이 장재영이 홈을 밟았다. 고척돔만의 로컬룰에 따르면 천장에 그려진 노란 선을 기준으로 홈에 가까운 곳에 맞으면 인플레이, 외야에 가까운 곳에 맞으면 홈런으로 인정된다. 도슨은 천장을 바라보면 홈런을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을 통해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홈런이 됐든 안 됐든 류현진으로서는 이닝이 끝날 상황이 적시타가 돼 아쉬웠다. 류현진은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김혜성을 중견수 뜬 공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6회도 무실점 이닝으로 버틴 한화가 4-3으로 앞선 7회 말 박상원과 교체돼 마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한화 불펜은 류현진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박상원이 7회 초 1사에서 대타 최주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구원 등판한 한승혁도 이주형을 삼진으로 잡고 도슨에게 볼넷을 줬다. 여기서 김혜성이 초구 포크를 공략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동점 적시 2루타를 쳐내면서 류현진의 승리는 날아갔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한화전이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김혜성(오른쪽)이 7회말 동점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이후에는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피칭이 빛났다. 4-4 동점에서 올라온 조상우는 9회를 깔끔하게 삼자 범퇴로 마무리하고 10회도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상우 개인적으로도 2020년 8월 12일 고척 한화전 이후 4년 만이었다.

키움은 집중력을 발휘해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11회 초 요나단 페라자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안치홍의 강한 땅볼 타구가 3루로 향했다. 이때 3루수 고영우가 빠르게 대시한 뒤 2루로 송구해 페라자를 잡아냈다. 이후 조영건이 채은성을 우익수 뜬 공, 황영묵을 3구로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아웃으로 잡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도슨은 끝내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임병욱의 안타, 이주형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연장 11회 말 1사 1, 2루에서 도슨은 김서현의 3구째 빠른 직구를 걷어 올려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이날 키움 선발 하영민은 1회 4실점에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버텼다. 이후 7회 주승우, 8회 김성민, 9회-10회 조상우, 11회 조영건이 무실점 피칭을 하면서 키움의 승리를 지켰다. 타석에서도 5타수 3안타 4타점의 도슨을 비롯해 이주형과 고영우가 멀티히트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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