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英 민심도 “문제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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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1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영국 무상의료시스템(NHS)은 무상의료제도의 원조 격이지만 오늘날 느리고 제한적인 서비스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경제가 아니었던들 전 유럽적 우경화 속에 브렉시트 4년차 영국에서 노동당으로의 정권 교체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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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1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유럽의회 선거에 극우 바람이 불고, 그 여파로 시작된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이 선전하고, 미국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에서 뒤처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1948년 2월 마르크스·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을 발표한 곳이 런던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도 왕이 있는 영국엔 반대로 변화에 민감한, 매우 진보적인 모습이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경제가 아니었던들 전 유럽적 우경화 속에 브렉시트 4년차 영국에서 노동당으로의 정권 교체는 없었을 것이다.
1997년 44세의 젊은 총리 토니 블레어가 ‘제3의 길’을 외치며 18년 만에 집권 보수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할 때와 키어 스타머 총리가 14년 만에 정권을 교체한 지금은 겹치는 모습이 많다. 블레어의 집권 전략은 마르크스·엥겔스의 사회주의가 아니라 당시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에 가까운 중도실용주의였다. 이번에도 스타머 총리는 보수당의 경제 부진에 진절머리를 내는 민심을 읽고 중도 확장으로 이를 공략했다.
사람들은 보수가 먹고사는 문제에서도 실패했을 때 진보에 길을 열어준다. 블레어 집권 이듬해인 1998년 김대중정부가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첫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정치적 실책에도 불구하고 보수정권의 경제적 성과가 좋았다면 지난 4월 한국 총선에서 야당이 약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역시 문제는 경제다.
홍주형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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