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 임애지 “도쿄에서는 제 모습이 창피했어요”
[앵커]
불모지로 여겨지던 한국 여자 복싱도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에 도전합니다.
10대 시절 천재 복서로 불렸던 임애지는 한국 주먹의 뜨거운 맛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각오인데요.
이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트를 때리는 힘있고, 경쾌한 소리가 링 위에 울려 퍼집니다.
금새 얼굴이 붉게 상기될 만큼 훈련에 몰입한 이 선수.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임애지입니다.
국내에서 드문, 왼손을 주무기로 한 '사우스포' 복서 임애지는 18살 나이에 세계 대회 금메달을 따내며 '천재 복서'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거칠 것 없던 임애지에게 첫 올림픽이었던 도쿄는 자신의 한계를 제대로 일깨워준 무대였습니다.
2경기만에 탈락하며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맨 얼굴에 (머리에)양파망 같은 걸 쓰고 했는데 그 모습이 부끄러운거예요. 창피한 생각도 많이 들었고...'"]
경기보다 카메라를 더 의식했던 임애지는 3년이 지난 이제서야 땀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 "(땀흘리는)이런 모습도 예전에는 싫었는데 '안찍고 싶어요' 이랬는데 이제는 직업이니까..."]
도쿄에 이어 또 한 번 나란히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여자 복싱의 간판, 큰 언니 오연지의 존재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오연지/복싱 국가대표 : "도쿄올림픽도 같이 나갔었는데 그 때도 의지가 되고 공감대도 형성됐고, (파리올림픽도) 즐기고 오고 싶습니다."]
한국 복싱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임애지와 오연지는 내일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파리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돌입합니다.
["여자 복싱 많이 응원해 주세요! 파리에 애국가를! 파이팅!"]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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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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