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먹는’ 반달가슴곰…공존 대책 필요
[KBS 창원] [앵커]
멸종위기종인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최근 양봉 농가 주변까지 내려와 피해를 주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먹이 부족과 짝짓기 시기가 겹치는 여름철, 이런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대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발 400m 지리산 자락 숲 속, 5년째 양봉업을 하는 조현만 씨는 새벽 일을 나갔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애지중지하던 벌통 10개가 완전히 깨져 숲 속에 흩어졌고, 주변에선 큰 야생동물 발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조현만/산청군 시천면 : "곰의 발자국도 있고, 또 곰이 하는 행동을 이렇게 보면 안고 가서 산속에서 들어가서 먹이를 먹는 걸 보면 곰의 짓이라고…."]
해당 양봉 농가에 내려와 꿀을 훔쳐 먹은 반달가슴곰은 6년 전 자연에 방사된 수컷 개체로 파악됩니다.
GPS 위치 추적 결과, 해발 천m에 서식하던 수컷 개체가 하루 전 농가 인근까지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달가슴곰으로 인한 피해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572건, 한 해 평균 31건에 달합니다.
먹이 부족과 짝짓기 시기가 겹치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합니다.
반달가슴곰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반달가슴곰의 습격을 당한 인근 염소 농가도 여름철인 8월에 피해를 봤습니다.
[이사현/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부장 : "교미기에 수컷이 암컷을 찾아서 활동 반경이 약간 넓어지는 시기입니다. (또) 6월 초가 되면 이제 (먹이가) 다 떨어져요, 그리고 나면 더 많은 지역을 이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경부는 해마다 2백여 곳에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고 보험으로 농가 피해를 보상한다는 입장, 하지만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20년을 맞은 올해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등산로 출몰과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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