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힘내라 콘서트... 1000개 좌석 꽉 채운 시민들
시민들 "공영방송 MBC 꼭 지켜내자" 응원
토크콘서트서도 국민들이 MBC 지켜줘야한다는 발언 잇따라
11일 저녁 서울 상암동 MBC 광장에서 열린 ‘MBC 힘내라 콘서트’의 열기는 뜨거웠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마련한 1000여개 좌석엔 빈자리가 없었다. 콘서트에 자리한 시민들은 “이진숙은 물러나라”고 연호하는 한편 “공영방송 MBC를 꼭 지켜내자. MBC가 자랑스럽게 싸워서 이겨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말을 쏟아냈다.
이날 콘서트에 참여한 고 이용마 MBC 기자의 부인 김수영씨는 “이용마 기자가 사랑했던 MBC는 외압에도 불구하고 기자와 제작자들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힘 있게 말했던 시절의 MBC 같다”며 “빼앗기기 전에 지켜내는 것은 여러분의 힘으로 가능하지만 빼앗긴 다음에 찾아내는 것은 우리가 겪었던 것만큼 훨씬 더 힘들 것이다. 잘 지켜낼 수 있도록 지금 많이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고 공영방송의 사장을 선출하는 데 국민이 참여한다는 이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이뤄내는 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하는가. 이제는 형수님을 다시 모시지 않더라도 이용마 선배의 정신을 우리가 기억하고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영방송 MBC는 결코 장악되지 않는다. MBC를 장악하려 할수록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은 불이 붙을 것이고, 이 정권은 몰락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숙 목표 분명…MBC '땡윤뉴스'로 만들려 하는 것"
콘서트는 1부 토크 콘서트와 2부 문화제 형식으로 꾸며졌다. 토크 콘서트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방송인 오윤혜씨가 참여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과 MBC 민영화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조국 대표는 “이진숙 후보자의 역할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아주 간단하다”며 “이분이 오게 되면 야당에선 바로 탄핵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방통위원장을 계속하겠다고 온 건 아니고 그 목표는 분명하다. KBS를 이미 접수했기 때문에 MBC를 KBS처럼 만들어 이른바 ‘땡윤뉴스’로 만들거나 MBC를 민영화시켜 종합편성채널로 만들거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판을 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도 “이진숙씨는 MBC 주식 30%를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 지분을 민간에 판매하자고 논의했다가 녹취록이 나와서 엄청나게 논란이 됐던 사람”이라며 “30% 지분을 팔고 나선 방송문화진흥회 주식 일부도 판매하려고 하지 않겠나. 그게 위험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YTN인데, 민간에 넘어갔더니 정권에 친화적인 사람을 사장에 앉혀서 비판적인 기사들 다 내려버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크 콘서트에선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 아래 국민들이 MBC를 지켜줘야 한다는 발언도 잇따랐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당이었을 때 왜 진작 ‘방송3+1법’을 만들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방송3+1법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공영방송을 돌려주는 법이라는 걸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대통령의 거부권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야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 국민들도 함께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윤혜씨도 “방송법을 방송하면서 알게 됐지 시민 분들은 정말 모르더라”며 “다만 청취율 1등이 어디인가. MBC다. MBC만 본다는 얘기는 KBS도 YTN도 이상해졌다는 거고, 제 주변에서도 문제가 있다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반드시 MBC는 잘 지켜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문제들이 터질 텐데 공정하게 보도할 언론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MBC가 살아야 KBS 되살릴 수 있고 YTN 되찾을 수 있고 TBS 폐국 막을 수 있다"
이날 콘서트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MBC 투쟁의 길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의원은 “예전에 언론중재법에 반대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그 대통령이 지금은 어떻게 방송 장악의 길에 나섰는지 궁금하고 안타깝다”며 “저는 언론 장악이라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은 절대 한 사람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되고,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원칙 아래 국회서 꾸준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엔 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언론계와 시민사회단체 인사 50여명이 참석해 MBC에 힘을 보탰다. 대표로 무대에 오른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참여해주신 시민들의 염원으로 MBC를 꼭 지켜달라”며 “MBC를 지켜야 반격을 할 수 있다. MBC가 살아야 KBS를 되살릴 수 있고 YTN을 되찾을 수 있고 TBS 폐국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도 “이렇게 많이 모인 시민들을 보니까 MBC가 너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MBC 구성원들이 굉장히 많은 위로를 받고 있을 것 같아 좀 안심이 된다”며 “앞으로 MBC를 지켜가는 데 TBS도 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2부 문화제에선 아카펠라 그룹 오직목소리와 가수 박창근씨, 노라조가 공연을 펼치며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또 MBC 광장 한쪽에선 시민들이 MBC를 향한 응원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문화방송은 사랑입니다. 시민의 방송 꼭꼭꼭 지킵시다’, ‘MBC는 국민이 지킨다. 힘내라!’, ‘방송3법 입법 지지합니다. MBC 파이팅!’, ‘진숙아! MBC도 넘어가면 볼 뉴스가 없다. MBC 사수!’ 등의 메시지를 적으며 MBC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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