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한동훈 측 모두 ‘댓글팀’ 운영?…여, 집안싸움으로 ‘자폭’

이보라·유설희·민서영 기자 2024. 7. 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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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진위 공방 격화…되레 의혹 증폭
원희룡 “한 후보 가족, 공천 개입”…한 “맞으면 정계 은퇴”
토론 앞두고 ‘아득한 거리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두 번째 TV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댓글팀’이 언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위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한 후보를 견제하는 쪽에선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일 때 ‘여론조성팀’이 있었다는 의혹을 들며 압박하고 있다. 한 후보와 김 여사 양쪽 다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으로 번지며 집안싸움이 자폭 양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은 김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보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에서 ‘댓글팀’이 언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는 1월23일 문자에서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이를 두고 “ “사실이라면 정권이 문을 닫아 마땅한 최악의 국정농단, 국기문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친윤석열(친윤)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댓글팀 운영 의혹을 부인하면서 한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11일 SNS에서 “여론조성팀 관계자들에게 받은 텔레그램을 몇개만 텍스트로 공유한다”며 총 4개의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일례로 지난해 5월16일 여론조성팀 관계자들이 그에게 시민단체 참여연대 관련 자료와 함께 ‘참여연대 조지는 데 요긴하게 쓰시길. 장관님께도 보고드림’이라고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친윤계인 원희룡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SNS에서 “한 후보는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다는 보도, 총선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만 한다”며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사퇴하시겠나”라고 압박했다.

한 후보는 이날 SNS에서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 마치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를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한 후보 캠프도 이날 입장문에서 원 후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만 댓글팀 운영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양측 공방이 이어지면서 의혹은 결국 김 여사와 한 후보 모두 댓글팀을 운영했을 것이란 쪽으로 확산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 “한 후보와 김 여사 두 쪽 모두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공직자가 된 이후에 (김 여사와 한 후보 측에서) 이런 팀들이 운영됐다면 공적 자원의 부당한 투입이 없었는지에 관한 추가적인 의혹 제기가 나온다”고 했다.

한편 이날 2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원 후보가 한 후보 가족이 지난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후보가 정계 은퇴까지 거론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원 후보는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고, 또 현재 비례대표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이분들이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면서 “한 후보 검찰 최측근인 바로 그 인물과 또 한 후보의 가족을 포함한 그 주변의 인간관계들 이외에는 설명이 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아무 근거 없이 말씀하시는데 (민주당 의원인) 김의겸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다”며 “그냥 던져놓고 다음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정치는 정말 그만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거론된) 두 명과 제 처가 일면식 있다면 제가 정계 은퇴하겠다”며 “본인도 후보 사퇴, 정계 은퇴 약속하시라”고 압박했다. 이에 원 후보는 “예”라고 답했다.

이보라·유설희·민서영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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