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습 폭우에 삶의 터전 잃어…복구 언제쯤?
[KBS 청주] [앵커]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충북에 쏟아진 비가 최대 346mm나 되는데요.
기록적인 폭우에 손 쓸 수 없을 만큼 피해가 커 당장 복구가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70대 실종자 수색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 곳곳을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사이 시간당 60mm의 기습적인 폭우가 내렸던 영동의 한 마을.
집 마당에 흙을 뒤집어 쓴 가전제품과 가재 도구들이 널려있습니다.
손 쓸 틈 없이 빗물과 토사가 들이찬 흔적이 집 안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간신히 몸만 빠져나온 사이,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당장 쓸 수 있는 물건을 찾기 힘든 상황.
옷가지, 살림 도구, 가구와 가전제품까지 몽땅 버려야 할 처지입니다.
[피해 주민 : "(물이) 발목 정도 차기 시작할 때 급하게 대피했어요. 1층에 있던 가전, 악기, TV, 냉장고, 전부 다 (잠겼어요). (챙길) 겨를이 없었어요. 지금 폐기물 차가 3대째 나갔고…. 아직 멀었어요. 거의 다 못써요."]
집중 호우에 마을 하천이 넘쳐 온통 물에 잠겼던 또 다른 동네입니다.
제방이 없어 해마다 여름 때면 침수 피해가 반복됩니다.
주민들은 지난 폭우 때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여름이 두려울 정도입니다.
[유복례/마을 주민 : "가슴 떨려서 죽을 뻔 했어. 늙은이가 어떡하냐 이거, 나 혼자 사는데…. 내년에는 제방을 해야 살지. (조치를 안하면) 여기 큰일나."]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도 군데군데 끊겼습니다.
주택 바로 앞 도로가 끊어져 지금은 지나다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스팔트 조각들이 나뒹굴고 전신주와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마치 폭격당한 듯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남진구/마을 주민 : "밤에 자다가 나와보니까 큰일 날 뻔했어. 우리도 놀랬죠. 그래서 한 새벽 2시에 한창 물이 막 여기도 막 넘치더라고. 다니는 도로인데 밑이 다 무너져버렸어."]
수마가 할퀴고 간 논밭입니다.
논밭이 온통 흙탕물로 가득 찼습니다.
애써 키운 농작물은 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난 현장도 살펴봤습니다.
폭우에 부서져 쓸려 내려온 나뭇더미가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집중 호우에 한 농막에서 실종된 70대를 찾는 수색 작업도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색 인력 300여 명에 드론 등 첨단 장비까지 동원됐지만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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