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사천" "박근혜 수갑 채워" "이재명 구속 못해"…한동훈 집중포화(종합2보)
원 "비례대표 공천, 가족 아니면 설명 안 돼"
한 "김의겸 보다 못해…여기서 자료 제시하라"
나 "이재명 영장 왜 기각됐나…한, 책임져야"
윤 "총선백서 출간해 패배 원인 성찰해야"
[서울=뉴시스]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11일 진행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원희룡·한동훈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둘러싼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과 비례대표 사적 공천 등을 엮어 당무감찰을 해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고,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닐 경우 원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의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주변 인물 등을 고리로 '보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에서 좌천되고 부당한 수사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한동훈 '사천 의혹' 난타전…한 "김의겸보다 못 해" vs 원 "당무 감찰하자"
원 후보는 자기소개 시간에 "한 후보는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의혹,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 의혹, 이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며 "자신의 대권 이미지만 생각하고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 다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한 후보가 "본인 입으로 제 가장 가까운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했다. 근거를 말하라"고 하자 원 후보는 "이모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 현재 비례대표 의원도 계신다"고 했다.
원 후보가 지목한 두 사람은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과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강세원 변호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이 투명하지 않다며 공개 반발하자 17번을 받았던 이 전 서기관은 자진사퇴했고, 13번이었던 강 변호사는 21번으로 밀려난 바 있다.
다만 한 후보는 "제 처가 관련된 게 어느 부분이냐"고 재차 물었고 원 후보는 "객관적인 당무 감찰을 하면 다 밝힐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 후보는 "김의겸 의원은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 의원보다 못한 것 같다. 그냥 던져 놓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원 후보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도 한 후보의 사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원 후보는 "(비례대표 명단의) 인간관계를 추적하니까 공통점이 지금 한동훈 후보와 가장 검찰 최측근 인물과 한동훈 가족을 포함한 인간관계들 이외에는 설명이 되지도 않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그냥 뇌피셜"이라며 "(이모 전 서기관과 강모 변호사)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이라도 있다? 그러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니라면) 후보자 사퇴와 정계 은퇴 약속하라"고 했고, 원 후보는 "저도 같이 (하겠다)"고 답했다.
김경율 금감원장 추천 의혹…원 "책임져라" vs 한 "사실이면 후보 사퇴"
원 후보는 "김경율을 왜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나"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허위사실 유포를 말아달라"고 했다.
이에 원 후보는 "인수위원회 때 기획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추천이나 과정에 대해 다 알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인데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추궁했다.
한 후보는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받아쳤고, 원 후보는 "책임지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채상병 특검법 수정안' 제안을 고리로도 공격에 나섰다. 관련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이 얼마 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한 후보의 기존 주장의 설득력이 약해졌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원 후보는 "특검 주장을 유지할 것인가"라고 따지자, 한 후보는 "민주당의 특검법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거부권 행사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어떻게 특검을 막을 것인가. 막을 자신이 있나. 108석 가지고 막을 수 있나"라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원 후보는 "왜 못 막나. 8명을 이탈시킬 생각인가"라고 비꼬았다.
나·원·윤 "박근혜 수사가 화양연화인가" vs 한 "박근혜와 오래 대화 나눠"
원 후보는 "그 시절(박 전 대통령 수사)을 화양연화라고 부르면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을 하고 당시의 보수 인사들을 모두 천명이 넘게 잡아들였던 당사자가 그에 대한 아무런 입장이 없이 우리 당을 접수하려는 것에 대해서 저는 매우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함께 큰 그림을 그리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도 "여자 대통령을 수갑을 채워서 30년 구형을 하고 1185억 추징금을 때리고 너무했다. 박 전 대통령 만났을 때 사과라도 개인적으로 하셨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며 "제가 관련했던 사안에 관련해서 처벌 받거나 그런 분에 대해서는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화양연화'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저에 대해서 굉장히 일방적인 공격을 하고 있었을 때 민주당 입장에서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적반하장이고 모순인지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후반기 좌천을 4번 당하고 압수수색 당하고 구속위기까지 갔다. 저만큼 문재인 정부와 강력하게 싸웠던 사람 없었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당무개입, 국정농단 이런 것을 했는데 윤 대통령에게 협박성 발언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나 후보는 "국민들이 제일 답답해하는 것이 왜 이재명 대표 구속이 안됐나. (체포동의안을) 장황하게 읽으셨고 피의사실 공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는데 왜 기각됐나"라고 따졌다.
한 후보는 "같은 당에서 장황하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며 "영장은 사법부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장외 신경전…각종 의혹 제기에 "책임지겠다" 한목소리
원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타 후보들이 '사천 의혹'의 구체적인 근거를 대라고 지적한 것에는 "우리가 당내 고발을 할 때 진짜 몰카 찍고 하지 않으면 고발을 못 하는 건가"라며 "당무 감찰 정도면 며칠 걸리지도 않는다. 그 결과를 가지고 책임져야 한다면 상응하는 어떤 책임도 지겠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취재진과 만난 한 후보는 "(원 후보가) 근거뿐만 아니라 논란이 뭔지도 말을 안 하더라. 저를 (당 대표 후보에서) 떨어뜨리는 게 목표 아닌가"라며 "당연히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거다. 이 정도 오물을 뿌렸는데 책임을 안 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원 후보가 제기한 한 후보의 '사천 의혹'을 두고 "그런 의혹이 있다면 근거를 갖고 말해야 할 것 같다"며 "총선이 끝난 지 90일이 넘었는데 당의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백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니 자꾸 사천 논란과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빨리 지도부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조기에 백서 발간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나 후보는 "오늘 한 후보가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후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 등 대통령과의 갈등이 나올 때마다 '당무 개입'을 언급하는 것이 정부를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는 질의에 "단일화는 처음부터 안 한다고 말씀드렸다. 원 후보가 사퇴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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