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후보' 김두관 만난 文 "의미 있는 성과 내주면 좋겠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두관 전 의원이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출마를 두고 "용기 있는 결단"이라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김두관 후보 캠프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고 밝혔다.
20분 정도 진행된 환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고 김 후보의 출마를 긍정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이 경쟁이 있어야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김 후보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며 당부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을 구하는 큰 일이라 계산없이 나섰다"며 "최고위원 후보가 5인5색이 아니라 5인1색이 될 것 같아 다양성이 실종된 당의 현주소를 국민들이 많이 불편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면면이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이라며 "1인 정당", "제왕적 대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에 대해 "열세 분이 나오셨는데 열세 분 전원이 이재명 전 대표하고 얼마나 친한가 이걸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위원 5인을 뽑는 것은 그야말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최고위원회에 모이게 하기 위함이다. 5인 5색이 돼야 하는데 지금 5인 1색이면 최고위원을 왜 뽑는가"라고 반문하며 "안타까운 지점이고 민주당이 잘못되어가는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계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 같지만 당원들 가슴 속에는 과연 지금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모습인지 우려하고 있다"며 "인 정당, 제왕적 대표는 결코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성의 민주당, 역동성의 민주당, 연대와 연합으로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지금 당심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이 김 전 의원을 이른바 '수박'(비명계 인사에 대한 멸칭)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저는 민주당이 수박논쟁이 아닌 민주당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다른 의견이 있는 것에 대해서 가혹하게 이지메를 하는 것은 우리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나 또 차기 지방선거나 차기 대선에서 절대 유리하게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 "출마선언문이 대선출마선언 같았다"며 "물론 2년 동안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고, 또 당대표를 하고 했으니 그렇게 하는 건 맞지만요. 오히려 지금 현안들에 대해서는 크게 많이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당대표를 출마하면서 여러 가지 당의 1인 정당화, 제왕적 대표 이런 부분에 대한 제가 비판도 했는데 그런 점들에 대한 답변이 없어서 좀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예고했던 의원총회 참석 대신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민주당 의원단과의 오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옆에 이재명,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선거 슬로건의 의미를 설명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15자의 슬로건 안에 정치의 본령에 대한 깊은 고민과 국민께 드리는 충실한 약속이 모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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