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해고'된 아사히글라스 노동자, 9년 만에 복직‥"불법파견 인정"
[뉴스데스크]
◀ 앵커 ▶
문자 한 통에 해고됐던 하청 노동자들이 9년 만에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일본 다국적 기업, 구미 아사히글라스의 '불법 파견'을 대법원이 인정한 겁니다.
구나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도급계약 해지, 정문 출입 제지.
이 문자 한 통에 178명이 해고됐습니다.
2015년 6월 30일, 일본 다국적기업 구미 아사히글라스가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자른 겁니다.
노조 설립 한 달만이었습니다.
정규직들은 무제한으로 쓰는 작업용 장갑이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한 달에 두 켤레 지급됐습니다.
작업 중 실수라도 하면 한 달 내내 빨간 조끼를 입혔습니다.
이런 차별에서 벗어나고자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었지만, 돌아온 건 해고 문자였습니다.
노조는, 형식상으로는 하청 노동이지만, 실제로는 본사 지시를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작업 지시도, 업무 평가도 아사히글라스가 직접 했습니다.
일본 본사에 가서 업무 교육을 받고 자격인증도 받아야 했습니다.
싸움은 길었습니다.
일본 본사를 찾아가 원정 시위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22명만 남았습니다.
대법원은 아사히글라스가 해고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사실상 하청 노동자를 파견 근로자처럼 부렸다며 '불법 파견'을 인정한 겁니다.
현행법상 파견 기간이 2년을 넘어서면 회사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1심 유죄, 2심 무죄로 판단이 엇갈린 아사히글라스와 하청업체의 파견법 위반 혐의도 유죄 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해고자들은 9년만에 일터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차헌호/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 "함께 참여해주신 동지들이 너무 좋아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허원/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 동지들은 자기들을 들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제 들꽃이 10년 만에 활짝 핀 것 같습니다."
법원은 오늘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9년을 함께 견뎌온 이들은 "복귀한 일터에서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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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유승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1637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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