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깜빡이 켠 이창용 “집값 올리는 실수 안해”

박태우 2024. 7. 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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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하와 긴축 기조 유지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통화 긴축이 시작된 지 거의 3년 만에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금리 인하 검토를 언급했지만, 집값과 가계대출이 잡히지 않으면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는 경고도 함께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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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했지만…

- 긴축 3년 만에 ‘인하 검토’ 언급
- 가계대출·부동산 안정돼야 실현
- 금융불안 커지면 해넘길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하와 긴축 기조 유지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통화 긴축이 시작된 지 거의 3년 만에 한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금리 인하 검토를 언급했지만, 집값과 가계대출이 잡히지 않으면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는 경고도 함께 내놓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담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은 통화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5월 의결문 표현과 비교해 ‘본격적 인하 검토’ 메시지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5월 회의 당시 1명이었던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의 금통위원도 이번 회의에서는 2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연내 금리를 인하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결국 금리 인하 시기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환율의 향후 흐름에 달렸다. 이 총재는 “장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다른 나라보다 상당 폭 하락한 것은 한은이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 반영된 것”이라며 “대다수 금통위원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이 기대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 6월과 7월 생각보다 빨라져서 유심히 보고 있다”며 “직접 한은이 주택 가격을 조절할 수는 없더라도,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모든 금통위원이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과 수도권 집값이 계속 불안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을 더 늦출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오는 9월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성패가 피벗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단계 스트레스 DSR 등의 정책 효과로 가계대출과 집값 등이 안정되면 대체로 10월께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가계 대출 증가세 등이 잡히지 않으면 연내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갈 것으로 전망한다.

수도권과 달리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방 건설업계는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중견건설 업체 임원은 “서울과 수도권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전환했지만 지역은 아직 보릿고개를 지내고 있다. 정부가 지역 건설·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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