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전은커녕 한 사람 때리기 급급한 국힘 전대

2024. 7. 1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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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권주자들 간 설전이 격화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다.

후보들 간 분위기가 삭막해지게 된 것은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다.

그는 전날에는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반응에 대해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꺼낸 바 있다.

김 여사 문자에 답하면 '당무개입'이라고 본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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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선 당권주자들. 연합뉴스

차기 당권주자들 간 설전이 격화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다. 후보들 간 분위기가 삭막해지게 된 것은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다. 이를 기화로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 저격에 앞장서고 있으며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 때리는 데 장단을 맞추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각자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셋이 한 사람을 협공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당안팎의 지적이 나온다.

이런 공세는 방송토론 등 오프라인 공간은 물론, 온라인 공간에서도 다르지 않다. 원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 관련 총선 때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사팀 의혹, 김경률 금감원장 추천 의혹 등을 추가로 제기하고 나섰다. "하나라도 사실이면 사퇴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전날에는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반응에 대해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꺼낸 바 있다. 그러자 한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맞받았다. "노상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했다. 와중에 나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입법을 한 후보가 깔아주고 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김 여사 문자에 답하면 '당무개입'이라고 본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당권을 경쟁하는 입장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으면 서로 묻고 따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의문이든 의혹이든 풀면 된다. 누구 말이 더 설득력 있고 소명이 되는지는 투표권을 쥔 당원과 일반 국민들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된 이슈들은 공격용 소재일 수는 있지만 상황 판단에 대한 책임론을 키우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다. 김 여사가 사과했다고 가정해도 총선 결과가 나아졌을 것이라고 누가 어떻게 장담하나. 김 여사 문자 이슈는 이미 과거사다.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매달려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무용할 뿐이다. 그런 사실이 여론에 먹혔으면 전대 판세에도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징후가 불투명하다. 오히려 후보들 지지율 반등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집권당 대표 자리를 경쟁하는 관계라면 그에 걸맞은 정책 콘텐츠로 승부를 다툴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으면 싱거운 결말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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