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검바위초, 아이는 안전·부모는 안심사각지대 없는 세심한 돌봄 [꿈꾸는 경기교육]
연극·미니 올림픽·숲 체험·푸드 테라피 등 활동 ‘다채’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시흥 검바위초등학교
아이누리돌봄센터. 시흥시 내에서 운영되는 ‘학교 안 지역 거점형 다함께 돌봄센터’ 명칭으로 경기도교육청과 시흥시가 시설 조성부터 운영까지 협업하고 있는 ‘경기형 늘봄’ 모델이다. 늘봄은 돌봄이 필요한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 학교 부담 경감과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안정과 만족을 주는 교육 서비스의 연장선상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지역 내 23번째 돌봄센터로 센터가 위치한 검바위초를 비롯한 인접 3개 학교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시흥시가 시설 설치와 운영을 맡고, 시흥교육지원청이 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곳은 ‘지역 중심의 돌봄 체계 구축 및 초등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운영 목표로 다양한 돌봄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도시화로 초등학생, 맞벌이 가구 증가... 민·관·학 머리 맞대 탄생한 거점형 돌봄센터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조성된 배경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흥교육지원청은 시흥시, 인접 학교들과 ‘민·관·학 돌봄 협력 협의체’를 구성하고 △돌봄 대기 제로화 △사각지대 없는 돌봄 실현 △지역 현황과 수요를 분석한 맞춤형 교육 돌봄 디자인 발굴·적용에 나섰다.
2018년 3만748명이었던 초등학생 인구가 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는 맞벌이 부부 수 증가와 안정적 돌봄 수요 증대를 의미했다. 올해 기준 초등학교 인구는 3만7천328명으로 2028년 대비 21% 늘었다.
더욱이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위치한 시흥 은계지구는 신도심과 구도심이 맞물려 있는 지역으로 2019년부터 신도심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 학급 과밀화 및 돌봄 대기 수요가 급증했다. 2022년 ‘모듈러 교실’을 도입하기까지 했지만 과밀 해소에 역부족인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은계지구는 인구 변동 추이 고려할 때 향후 구축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 예정돼 구도심 돌봄 수요 역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지역 민·관·학 돌봄 협력 협의체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돌봄 대기 해소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본격적으로 지역 중심의 돌봄 제로화 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역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움직인 결과 등장한 것이 올해 설립된 검바위초 돌봄센터다.
돌봄협의체는 △은계지구 신도심 학교 학생 과밀화 완화 △구도심 학교 유휴 공간을 활용한 지역 돌봄 대기 해소 △구도심 학교 활성화 방안으로 검바위초와 인접 은빛초를 공동 학군으로 지정, 검바위초 내 거점형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하는 데 착수했다. 이후 협의체는 법안 검토부터 타 지역 우수 기관 탐방, 학교 내 유휴 공간 재배치 방안 수립 및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 등 과정을 진행했다.
협의체는 2021년 검바위초에 체육관이 건립되면서 발생한 유휴 공간으로 거점 돌봄센터를 구축하는 리모델링 방안을 강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체육관 공간에 급식실이 들어서고 급식실이 있던 자리에는 도서관, 도서관이 있던 공간에 검바위초 돌봄센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꾸준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 검바위초 3자 간 업무협약이 체결됐으며 검바위초 돌봄센터 건립이 본격화됐다.
또 세 주체는 검바위초 돌봄센터 건립과 더불어 이전이 결정된 기존 도서관도 힘을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리모델링했다. 이는 지역 거점의 돌봄 대기 해소에 그치지 않고 원도심 학교 활성화와 학생 성장까지 견인하는 상생 효과를 일으켰다.
■ 학교 안에서 종일, 안전하게... 학부모, 학생 니즈 반영한 ‘책임 돌봄’ 실현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지난 3월 시범 개관을 거쳐 4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검바위초뿐 아니라 은빛초, 웃터골초 등 인근 4개교 학생 49명의 학생이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특히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오후 5시 정도까지만 운영되는 여느 학교 내 돌봄 교실과 달리 평일에는 방과 후부터 오후 8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지역 거점형 돌봄센터만이 가지는, 아이와 부모의 돌봄 니즈를 완벽하게 반영한 특장점이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급식·간식 지원, 숙제·독서 지도, 휴식 등 일반적인 돌봄 프로그램 외에도 참여 연극부터 시작해 미니 올림픽, 놀이 체육뿐 아니라 지역의 생태환경을 활용한 숲 체험, 푸드 테라피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쉼과 휴식이 있는 돌봄 자유 시간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인지 기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센터 곳곳에 레고블록 게시판, 인지 능력 향상 보드게임 등을 비치하고 있다.
이는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운영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2월 지자체를 중심으로 ‘초등 돌봄 요구 조사 자문단’이 구성, 학부모 등 주민 700여명을 대상으로 20일에 걸쳐 초등 돌봄 요구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 등은 지역 학부모들이 신체·정신 발달 프로그램, 돌봄 기반 쉬는 시간 제공,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시행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각 주체는 학부모 요구를 반영해 검바위초 돌봄센터에 다양한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는 검바위초 돌봄센터를 통해 선제적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학교 안에서의 안전하고도 책임 있는 돌봄을 실현하고 인근 지역 돌봄 대기 수요에도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이상기 시흥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시흥시는 최근 10년간 전체 인구가 29% 증가하며 경기도내 젊은 도시 4위로 발돋움, 돌봄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와 같은 지역 협력 돌봄 체계를 지속 구축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 학생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는 다양한 지원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자체, 학교, 교육 구성원과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늦은 시간까지 자유로운 입·퇴소... 학부모 만족도 높아”
“아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돌봄과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데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림돌봄센터 이상하 센터장은 돌봄센터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아이들의 자유로운 입·퇴소를 강조했다.
검바위초 안에 위치, 지난 3월 임시 개소를 거쳐 4월 정식으로 문을 연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 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같이바라봄이 수탁 운영하고 있는 지역 내 23번째 돌봄센터다.
이 센터장을 비롯한 5명의 직원이 검바위초를 비롯한 인접 3개 학교 학생 49명을 돌보고 있으며, 1학년이 35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일선 학교가 운영하는 돌봄교실과 검바위초 돌봄센터 간 가장 큰 차이점으로 긴 돌봄 시간과 입소·퇴소 자유도를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돌봄교실은 오후 5시까지만 운영을 하고, 아이들이 학원 등의 이유로 한 번 시설에서 나가면 그날 다시 들어올 수 없기에 학부모의 니즈를 완벽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반면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외부 강사들이 각종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오후 7~8시까지 아이들이 시설을 자유롭게 들어왔다 나갔다 할 수 있어 퇴근이 늦는 학부모들이 아주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검바위초 돌봄센터의 경우 학교 안에 있어 아이들이 정규 수업이나 방과후 학교가 끝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기에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방학이 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에 주안점을 둔 조치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넘어 방학 숙제 지도, 기초 한글 교습도 병행하며 교육과 돌봄을 한데 어우르고 있다.
이와 함께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 특화 프로그램인 ‘성장하는 푸드 테라피’와 ‘지금은 쉬는 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지를 묻는 초등 돌봄 지원 욕구 조사를 먼저 진행했다”며 “그 결과 학부모들이 자녀의 사회성 발달과 정서 안정을 가장 바라고 그 다음으로 휴식 제공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안전하길 가장 원하고, 이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진행 중인 성장하는 푸드 테라피는 학생들이 과자 등 먹을 것을 매개로 본인의 심리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술 치료는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데 반해, 다과를 먹으며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또 검바위초 돌봄센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심리 지원이 필요해 보일 경우 상담과 검사를 병행하는 등 심리 안정화에 전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진행 중인 지금은 쉬는 중 프로그램은 단어 그대로 아이들 각자가 원하는 형태의 휴식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영화를 보고 싶은 아이는 영화 감상을, 축구를 하고 싶은 아이는 강사들과 체육 활동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아이들은 그림을 그린다.
이 센터장은 “아이들은 학원을 여러 곳 다니는 경우, 센터에 쭉 있는 경우 등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원하는 휴식의 모양도 제각각 다르다”며 “학부모들 역시 아이들이 센터에서 쉬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검바위초 돌봄센터 내 아동자치회를 통해 아동 인권 교육을 진행하는 등 아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도 키우고자 한다.
그는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 교육, 실종·유괴 방지 교육, 재난 대비 안전 교육 등 아동을 위한 5대 의무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각자가 갖고 있는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프로그램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집·학원 가기 전 들러...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요”
“학교를 마치면 바로 이곳으로 와서 어떤 날은 일찍, 또 어떤 날은 좀 더 친구들과 있다 가곤 해요.”
시흥 웃터골초등학교 3학년 이호진 학생은 시흥 검바위초 거점형 아이누리돌봄센터(이하 검바위초 돌봄센터)에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가는 시간이 다양하다.
이군은 센터가 위치한 검바위초 학생은 아니지만 검바위초 돌봄센터가 전체 정원의 40%를 인접 학교 학생으로 모집하면서 함께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군은 “학교가 끝나면 이곳에서 조금 있다가 집으로 가거나 곧바로 태권도 학원 차량이 데리러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센터 안에서 가장 재밌는 활동으로 “돌봄센터 안에서 술래잡기 등 놀이 체육을 하는 것도 재밌고, 블록을 갖고 노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검바위초 3학년 권도경 학생은 학교를 마치고 많은 학원에 다니느라 검바위초 돌봄센터에 오래 있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권군은 “영어와 수학, 도자기 학원을 다니다 보니 학교 마치고 바로 이곳에 와도 2시면 나가야 한다”며 “놀이 체육이 정말 재밌어 보이지만 매번 준비 운동만 하다 학원으로 가야 해 많이 아쉽다”며 입을 내밀었다.
같은 학교 2학년 김정우 학생은 검바위초 돌봄센터에서 진행한 창의 미술 활동이 가장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학교를 마치면 오후 1시30분쯤 되는데 바로 이곳으로 와서 4시40분쯤 태권도 학원 차를 타고 간다”며 “종이로 우산을 만드는 활동도, 친구들과 노는 것도 모두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웃어 보였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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