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세일즈·북러밀착 대응"… 尹, 7개국 정상과 연쇄회담
체코 원전 4기 입찰 막판 수주전
정상회담서 한국의 강점 부각
방산·광물·반도체 등 협력 모색
日과 '북러 조약' 공조 강화키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 센터(WCC)에서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일본 순으로 7개국 정상과 회담을 갖고 북러의 군사 협력에 대한 대응책과 원전건설 수주와 반도체·핵심 광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제한된 시간에 여러 나라와 만났던 만큼 회담은 20∼30분 간격으로 촘촘하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들과 신규 원전 협력을 놓고 논의했다. 특히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는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이는 체코의 신규 원전 4기 건설에 대한 입찰 결과가 이달 중 발표됨에 따라 막판 수주전을 펼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지원도 가능하므로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설명했다고 박춘섭 경제수석이 전했다.
박 수석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전력공사(EDF) 등 2개 사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경합하고 있다"며 "정부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또 한 번의 쾌거를 만들기 위해 팀코리아를 구성해 긴밀히 대응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네덜란드와 핀란드도 추가 원전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고, 스웨덴도 지난해 8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추가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주제로 올랐다.
윤 대통령은 "한-스웨덴 수교 65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가 원전, 방산, 핵심광물 등의 분야에서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했고, 크리스르손 총리는 "방산과 원전 등의 분야에서 호혜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스호프 총리는 "네덜란드 신정부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심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합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양국 간 반도체동맹, 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되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치 공유국인 한국과 독일이 양자 협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양국 간 다양한 레벨에서의 소통과 협력을 계속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북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열어 캐나다의 향후 국방력 증강 관련 방산 분야에서의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는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적, 경제적 밀착을 가속화 해나가는 움직임은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우리 양 정상이 견고한 신뢰 관계와 전략적인 문제 인식을 공유하며 이렇게 긴밀히 논의·공조하는 것은 뜻깊다"고 평가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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