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外
# 동물과 교감하니 치유의 기적
- 나보다 널 더 사랑해/발터 뫼비우스/아름가르트 베란 지음/양삼승 옮김/불광출판사/1만6000원
어린 소녀의 당뇨 수치를 관리해 주는 당뇨경보견, 아기 흑돼지와 우정을 쌓으며 정상으로 성장해가는 선천성 다운증후군 소년, 자폐스펙트럼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달팽이,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의 삶을 평온하게 해주는 말, 학대받는 어린 소녀의 동반자인 고양이…. 독일의 저명한 의사인 저자가 환자를 치료하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접한 실제 사례들이다. 스무 편의 이야기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치유 효과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동물과 사람 간 신뢰와 우정이 쌓일 때 아픔과 불행이 치유된다.
# 위기를 관통하는 메커니즘은
- 그렇게 붕괴가 시작되었다/린다 유 지음/안세민 옮김/청림출판/2만원
1980~1990년대 외환위기, 1980년대 미국 저축대부조합 위기, 1990년대 초반 일본 부동산 시장의 폭락, 2000~2001년 닷컴 폭락,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유로 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다음에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가 겪고 있는 불황의 구조적 요인을 결정한 사건들과, 다음 번 위기의 방아쇠를 당길 요인을 분석한다. 자본주의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붕괴였던 1930년대 대공황부터 2020년 코로나19 위기까지 여러 위기가 갖는 고유한 특징과 모든 위기를 관통하는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 자극 과다의 시대, 내 중심 잡기
- 감수성 수업/정여울 지음/김영사/1만7000원
미디어는 연일 충격적 사건을 보도하고, 온오프라인에서 온갖 콘텐츠를 쏟아내는 자극 과다의 시대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내 것인지, 누군가 부추긴 분위기에 휩쓸리는 건지 알 수 없는 시대다. 어제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현재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찾기 힘들다면, 감수성 훈련이 필요하다. 정여울 작가는 “남들은 못 느끼는 것을 느끼는 감수성”이 자신의 진짜 재능이라 고백하며, 풍부한 감수성은 단지 느끼고 깨닫는 능력뿐 아니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능력까지 확장한다고 말한다.
# 권선희 시인 ‘구룡포’ 연작 시집
-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권선희 시집/창비/1만원
1998년 ‘포항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줄곧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상을 생동감 넘치게 노래해 온 권선희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구룡포로 간다’ ‘꽃마차는 울며 간다’에 이은 세 번째 ‘구룡포’ 연작 시집이다. 시집을 펼치면 바닷가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바닷가 동네, 한 세상을 이루고 사는 모든 존재의 말씀을 감사히 받아 모시는 시인의 모습도 보인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 그리고 그 안에서의 신산한 생활을 질박하고 구성진 경상도 사투리에 해학을 곁들여 들려준다. 바닷가 동네 어르신들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 그 많던 물탱크는 어디로 갔을까
- 물통책/구해인 그림책/하마터면독립출판협동조합/1만5000원
요즘 그림책은 메시지도 더 참신해졌고, 독자의 성별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다. 이 책도 그렇다. 부산의 골목과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모두 연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삶을 담아냈다. 산복도로 주택의 옥상에는 파란 물탱크가 있다. 타지 사람에게는 색다른 풍경이지만, 그 장면은 부산의 역사와 사람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산복도로 주택가 재개발로 옥상의 물탱크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라지는 것 속에서도 사라지지 말아야 할 시대의 정서와 기억돼야 할 풍경들을 담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 교육계 바이블, 30주년 기념판
-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이호철 지음/보리/1만6000원
1994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많은 교사들에게 영향을 끼친 교육서의 고전,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3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
이호철 선생님은 평생 경상북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어낸 실천 기록을 ‘살아 있는 글쓰기’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살아 있는 교실’에 담았다. 저자의 교육 실천 사례는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방법론을 보여 주어, 많은 교사에게 중요한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펴내는 이 책은 30여 년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우리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다.
# 독립투사 이석영을 아십니까
- 거룩한 길/박정선 장편소설/푸른생각/1만6900원
독립군의 산실 신흥무관학교의 설립자였으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름 이석영의 일대기. 저자는 독립투사 우당 이회영을 조명한 소설 ‘백년 동안의 침묵’과 우당의 형인 이석영의 독립운동사를 그린 ‘순국(상, 하)’을 발표했다. ‘거룩한 길’은 청소년부터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순국’의 분량을 줄이고 수정한 작품이다. 이회영으로 대표되는 6형제는 대한민국 제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독립운동 가문으로 알려져 있다. 조국 해방을 위해 재산과 목숨, 모든 걸 바친 형제들의 숭고한 일대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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