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출신서 경쟁 상대로… 시총 4.1조 기업 `시프트업`

김영욱 2024. 7. 11. 18: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상장 첫날 게임사 '4위'
종가기준 공모가 보다 18% ↑
'스텔라블레이드' 등 성과 주효

시프트업이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색깔과 모델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엔씨소프트 출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세운 게임사'로 알려져 있던 이 회사는 직원 수에서 엔씨소프트의 10분의 1도 안 되면서 기업가치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게임개발에만 철저히 집중하는 소규모 개발중심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음을 수치로 보여줬다.

11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시프트업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당 7만1000원, 시총 4조1198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시총 기준으로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에 이어 국내 4위 게임사가 됐다. 3위 엔씨와의 차이는 불과 777억원이다.

시프트업 주가는 상장 당일 하루 만에 공모가 6만원보다 종가 기준으로 18% 가량 상승했다. 하루 동안 거래 대금은 1.3조원에 달했다. 상장 직후 시작가는 7만9900원, 오전 9시께에는 8만9500원을 찍기도 했다.

이 같은 뜨거운 관심은 상장 전부터 예견됐다. 지난 2일과 3일 실시한 공모주 청약은 341.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청약증거금은 18조5550억여 원 규모로, 크래프톤의 청약증거금 5조358억원을 넘어서며 국내 게임업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상장 당시 58조5500억원을 기록했지만, 모회사의 후광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유의미하다.

청약증거금과 시총 규모는 시프트업이 국내 대표 게임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프트업은 철저히 게임 개발에 집중하면서 장르에서도 차별화를 뒀다. 콘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집중해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비롯한 모바일 게임과는 거리를 뒀다.

김형태 대표는 지난 4월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 "'스텔라 블레이드' 개발을 시작할 때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만들면 연간 1000억원은 벌 수 있다. 왜 그런 선택을 하냐'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시대를 바꾼 게임은 언제나 기존 작을 모방한 게임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회사가 2022년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도 국내 게임사들이 서브컬처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 게임은 주요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최고 매출 순위를 경신하고 있고,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일곱 차례나 탈환했다.

대체로 모바일 게임은 초반에 이용자가 몰려도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용자 지표가 우하향하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 니케'는 서브컬처의 매력을 무기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이후 작년까지 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 게임만 서비스한 올해 1분기에도 3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도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120만장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플레이스테이션 5'용으로만 선보여 접근성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성과를 낸 것이다. 출시 직후 일본 시장에서 2주 동안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프트업은 향후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출시, '승리의 여신:니케' 중국 진출, 신작 '더 위치스' 개발을 추진한다. 지난 1일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니케에 900억원, 스텔라 블레이드에 765억원, 신작에 1345억원을 투자한다.

다만 시프트업이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비해 매출, 인력 규모 등이 훨씬 적음에도 시총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고평가 논란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5000명, 넷마블은 830명 가량의 인력을 두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엔씨소프트가 3979억원, 넷마블이 5854억원으로 시프트업의 10배 이상이다. 다만 넷마블은 코웨이와 하이브 지분 보유 등 상장사 지분 가치도 고려된 수치다. 다만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액은 1400억원으로, 넷마블과 비슷한 규모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엔씨소프트 257억원, 시프트업 259억원으로 비슷했다. 시프트업은 2분기 실적 발표 없이 3분기 실적부터 공개할 예정으로, 직접적인 비교는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김 CEO는 "게임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도된 성공이냐, 그리고 재현 가능한 성공이냐다. 시프트업은 설립 후 3개 타이틀을 개발했고 모바일 게임은 아시아, 콘솔 게임은 서구권 이용자에게 인정받았다"며 "지난 10년간 다져온 성공 DNA를 바탕으로 차기작의 연이은 성공을 이뤄내겠다"고 IPO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