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동결, '10월 낙엽'과 함께 떨어지려나 [아카이브]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1년 6개월째 고금리 기조
금리 인하 기대 커지지만
환율‧가계부채 변수 발목
美 금리 인하 불확실성 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번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시장에서 기대한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고금리 기조는 1년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2008년(4.00%)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번 동결 역시 예견된 결과였다. 금융투자협회에서 1일부터 4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에게 '기준금리의 향방'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99.0%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여럿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지만 인플레 우려가 완전히 꺾인 건 아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지도 불투명하다. 9월 금리 인하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정작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엔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금리 인하를 막아선 요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6월 이후 달러당 1375원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 6월 26일에는 환율이 달러당 1394.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원화가치가 떨어져 환율은 더 치솟을 게 분명하다.
여기에 6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3145억원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리라고 주문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정책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원 2명이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라면 7월 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어떤 시그널을 내놓느냐에 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의 윤곽이 들어날 공산이 크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환율‧가계부채 등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그 이후엔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3개월 뒤 열릴 10월 금통위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내놓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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