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2억대 기기에 탑재"

김채연 2024. 7. 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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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목표 두배 올린 삼성
넓고 깊은 '갤럭시 세계' 구축
3년전 S21까지 무료 업그레이드
"교체할 때 삼성 생각나게 할 것"
화웨이 뿌리치고 애플 잡을 전략
XR도 연내 플랫폼부터 공개
기기뿐 아니라 풍성한 생태계 준비
프랑스 파리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자신과 닮은 캐릭터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갤럭시 Z폴드6의 인공지능(AI)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 연말까지 스마트폰, 워치, 노트북 등 갤럭시 기기 2억 대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넣을 겁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사진)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초 세운 목표(연내 1억 대에 AI 적용)를 두 배로 늘려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3년 전에 내놓은 모델인 갤럭시S21 시리즈와 보급형 버전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서클 투 서치’(화면에 나온 사진에 원을 그리면 AI가 자동 검색해주는 기능) 등 갤럭시만의 AI 기능을 적용하기로 했다.

 ○“모바일 AI 시장 주도하겠다”


삼성이 ‘갤럭시 AI 확산’을 스마트폰 사업의 키워드로 삼은 건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얼마나 넓고 깊은 AI 생태계를 구축했느냐’로 판가름 난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워치, 반지, 이어폰 등 매년 2억 대에 가까운 정보기술(IT) 기기를 갤럭시란 이름으로 내놓고 있다. 전 세계 IT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이 기기들을 갤럭시 AI로 묶어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갤럭시 AI 생태계의 편리함에 빠져들게 하면 추후 스마트폰 등을 교체할 때 다시 삼성을 찾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삼성은 더 나아가 신규 기기뿐 아니라 기존에 판매한 기기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최신 갤럭시 AI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노 사장은 “최신 AI 기능 업데이트를 유료화할지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의 요구 등을 감안해 2026년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내년까지는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폴더블폰인 Z플립6와 Z폴드6 판매량은 전작보다 10%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 사장은 “올초 선보인 갤럭시S24의 판매 목표를 전작 대비 10% 증가로 잡았는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신규 폴더블폰도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Z6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 사장은 Z6 시리즈에 대해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와 똑똑한 AI 소프트웨어가 결합하면서 역대급으로 강력한 폴더블 AI폰으로 태어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링에 대해선 “최신 센서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의 결정체”라고 자평했다.

 ○연내 XR 플랫폼 공개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저만치 앞서간 애플을 뒤쫓는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에 힘입어 올 1분기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점유율 23%)을 제치고 세계 1위(35%)에 올랐다.

노 사장은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해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경쟁도 심해진다”며 “소비자 요구사항을 발 빠르게 제품에 담아내는 식으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드6의 두께(13.4㎜→12.1㎜)와 무게(253g→239g)를 줄인 것과 플립6의 배터리 용량(3700㎃h→4000㎃h)과 카메라 성능(1200만 화소→5000만 화소)을 키운 점을 예로 들었다.

업계의 관심이 쏠린 확장현실(XR) 기기에 대해선 “XR 기기 출시에 앞서 연내 플랫폼부터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작년 2월 구글, 퀄컴과 손잡고 XR 기기 개발에 나섰다.

노 사장은 “XR은 기기도 중요하지만, 이용자가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풍성한 생태계부터 갖춰야 한다”며 “기기를 내놓고 생태계를 만드는 대신 생태계를 만들고 제품을 출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내 게임·스트리밍·콘텐츠업체들이 함께하는 생태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리=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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