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투자자 보호 한계… 2단계 입법 서둘러야" [제도권 편입되는 가상자산]
업계 "EU 법처럼 발행자 규제를
서비스 행위 백서 규칙 마련돼야"
사업자 규정 담긴 업권법도 요구
국제기준 부대의견 법제화 필요
금융당국·국회 "입법 논의 검토"
■발행자가 공시할 백서 규칙 마련돼야
11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일부터 가상자산 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가상자산거래소의 상시감시 및 금융당국 조사체계가 즉시 가동된다. 법 시행 초기부터 가상자산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엄중히 조치함으로써 시장 경각심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 시장 확대 및 이용자 보호의 시급성을 고려해 마련된 최소한의 규제체계(1단계 입법)인 만큼 이를 안착시키는 동시에 2단계 입법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입법의 핵심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담긴 부대의견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가상자산의 발행·유통과정의 이해상충 문제 △스테이블코인(증권형 토큰, 유틸리티 토큰 포함) 규율체계 △가상자산 평가·자문·공시·규율체계 △가상자산사업자 영업행위 규율 등을 추가하는 2단계 법안을 준비토록 채택한 바 있다.
A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부대의견의 가상자산 상장기준 등 일부에 대해서는 법 시행 전에 국회 및 금융당국에 보고 후 마련됐지만 다른 사안들은 선결과제로 남아 있다"며 "특히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에 관한 법률(MiCA·미카)'에서 규정하고 있는 발행자 관련 규제가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6월 발효된 세계 첫 가상자산기본법 미카는 EU 27개 회원국에서 구속력을 가진다. 미카는 자산준거토큰과 전자화폐토큰(이머니토큰) 발행자가 충분한 유동성 준비자산을 보유토록 했다.
업비트 이해붕 투자자보호센터장은 "2단계 입법에서는 가상자산 발행자가 공시할 백서 규칙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거래소 이외의 다양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유형 분류와 유형별 행위 규칙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단계 업권법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세분화해야
가상자산 시장 내 다양한 사업자에 대한 규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B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사업자를 거래사업자, 보관 및 지갑 사업자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자금세탁방지법의 수범 대상자와 동일하다"며 "시장에 관여하는 사업자는 자문업과 일임업 등 더 다양한 만큼 시장에 관여하는 사업자들에 대한 규정이 함께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C가상자산 수탁서비스업체 관계자도 "1단계 법안이 기존 특정금융정보법에 있는 가상자산사업자 정의를 그대로 갖고온 탓에 가상자산운영업등 가상자산 관련 다양한 분야에 대해 빠져 있다"며 "2단계 입법은 반드시 업권법으로 해 가상자산업에 대한 정의나 사업내용 등이 포함돼야 산업의 육성 및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국회도 2단계 입법 논의에 대해서는 맥을 같이 한다. 금융위원회는 "주요국과 국제기구의 논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제기준이 가시화되는대로 이를 반영한 시장질서 규제 보완방안(2단계 법안)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도 "1단계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이용자 보호 및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해 추가 입법 보완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사업자 유형 및 범위 등 일부 조항 불명확성을 정비하고, 가상자산 관련 글로벌 규제와의 정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권고안과 EU 미카에서 강조하고 있는 '동일기능-동일위험-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해 가상자산의 위험 수준별 규제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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