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 어쩐 일로…' 우리금융 디노랩센터 깜짝 손님 누구길래

김성휘 기자 2024. 7.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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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랩, 한-베트남 스타트업 교류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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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전국전산담당사제회의 사제들이 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우리금융 디노랩센터를 방문했다./사진=우리금융

지난 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 디노랩센터에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단정한 복식에 목에는 로만칼라(성직자 상징)를 한 천주교 사제들이다. 한국 천주교 전국전산담당사제회의(의장 최장민 도미니코 신부) 소속인 7명은 디노랩센터에 마련된 스타트업 협업 공간을 둘러보고 한국천주교와 디노랩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디노랩(DINNOlab)은 우리금융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 협력을 도모하는 플랫폼이다. 서울·경남·충북 등 국내는 물론 베트남 하노이에 디노랩센터를 운영 중이다. 금융권이나 스타트업과 관계가 멀어보이는 한국의 천주교 사제들이 베트남까지 출장을 떠나 디노랩을 찾은 이유는 뭘까.
디노랩, 베트남 진출 기업에 인재채용·행정 지원
디노랩이 한국-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교를 자임하고 나섰다. 1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디노랩은 최근 베트남센터를 운영할 전문업체를 선정하고 활동을 본격화했다. 인재 채용을 포함, 스타트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소프트웨어 강화가 핵심이다.

우선 올 하반기 하노이 소재 주요 대학들과 인턴십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트남의 금융 및 IT 분야 청년 인재와 한국의 스타트업 사이에 다리를 놓는 취지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은 적절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늘 호소하곤 했다. 디노랩이 단순히 사무공간 지원을 넘어 스타트업의 애로사항 해법을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디노랩 선발 기업에게 현지 법무·행정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한다. 베트남센터는 특정 기업만 입주시키기보다 공유 오피스 형태로 운영한다. 아울러 핀테크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평가와 함께 현지 산업동향을 발빠르게 파악, 그룹 내부에 공유할 예정이다. 천주교 사제들의 센터 방문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우리은행은 천주교 서울교구의 주거래은행이다. 현재 천주교단 통합 행정전산망 '양업시스템'과 '가톨릭페이' 운영에 참여하며 각 시스템 고도화를 돕고 있다. 양업시스템은 최양업 신부(1821~1861)의 이름을 딴 천주교 IT 인프라의 명칭이다. 가톨릭페이는 QR코드를 활용한 신도 전용 페이 플랫폼이다.
'IT 고도화' 가톨릭-'스타트업 육성' 디노랩 동행
스타트업 육성에 진심인 우리금융 디노랩/그래픽=이지혜
사제들은 지난 3~6일 하노이를 찾아 디노랩 외에도 우리은행 베트남법인, 삼성SDS, 베트남 주요 핀테크 업체로 자리잡은 국내기업 인포플러스 등을 방문했다. 인포플러스는 2019년 문을 연 디노랩 베트남센터의 1호 육성 기업이다. 사제들은 인포플러스의 QR결제 기능 등을 확인했다.

IT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사례도 배우고자 하는 사제들과 한-베트남 스타트업의 연결고리가 되려는 디노랩의 취지가 통한 셈이다. 앞서 2일 한국천주교 수원교구청에선 우리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FIS) 김백수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성형 AI, 묻고 답하기' 세미나가 열렸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디노랩 베트남센터를 시작할 때 베트남 개발 인력의 현지 또는 한국 취업 연결도 염두에 뒀다"며 "앞으로도 단순 사무공간 제공보다 스타트업의 현지 안착에 실질적 도움이 될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디노랩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키워드는 '지역'과 '실질 지원'이다. 디노랩펀드는 기존 1호펀드(50억원) 외에 2호펀드(100억)를 조성, 올해 150억 규모로 늘린다. 2025년 200억 규모 3호펀드를 추가, 누적 350억원을 조성한다.

1호 펀드는 이미 디노랩경남센터 입주기업 코드오브네이처 등 다수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비수도권 기업도 골고루 투자함으로써 수도권 편중없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우측)과 경상남도 박완수 도지사(좌측)가 업무협약을 기념하여 사진을 찍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그동안 축적해 온 금융 데이터를 디노랩 육성기업을 포함한 핀테크 스타트업에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사업에 참여하면서다. 우리은행은 "금융 용어사전 태깅 알고리즘, 금융거래 기반 고객 분류 모델 개발 등 디노랩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창출을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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