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달달한 세레나데도 잘하네…무한 스펙트럼 증명 '엑스오'
다크 판타지 콘셉트 벗고 로맨스 소년 변신
"낯설지만 자신 있어…우리와 잘 어울리는 곡"
제이, 무릎 부상 딛고 합류 "팀에 최선 다할 것"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달달한 로맨스 분위기를 풍긴다. 강렬하고 다크한 이미지의 엔하이픈은 없다. 힘을 빼니 여유가 생기고 색다른 매력이 엿보인다.
엔하이픈은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정규 2집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 쇼케이스에서 "엔진들의 기대 이상의 앨범일 것이다.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이번 앨범은 엔하이픈이 2년9개월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선주문량이 220만장을 돌파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니키는 "선주문량을 듣고 멤버 모두가 깜짝 놀랐다. 컴백하기 직전에 이렇게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로맨스 : 언톨드'는 서로 정반대의 세계에 속한 '너'와 사랑을 나누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성훈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너에게 충성을 다하는 이야기다. 크게 성장한 엔하이픈과 엔진(팬덤명)을 빗댔다"고 설명했다. 제이크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 각 곡마다 한 키워드에 다른 주제로 어울리는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엑스오(XO) (Only If You Say Yes)'는 엔하이픈 표 세레나데다. '엑스오'는 반대 혹은 승낙을 표현하는 표시이자 말 대신 해줄 수 있는 입맞춤(X)과 포옹(O)의 의미다. 네가 허락만 해준다면 모든 것을 뛰어넘어 내가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해 너의 바람을 이루어주겠다는 소년의 의지를 담았다. 리드미컬한 차핑 멜로디와 캐치한 신스 멜로디라인이 인상적인 팝 장르의 곡이다.
니키는 "기존 엔하이픈은 주로 다크한 곡을 보여드렸다. 이번에는 밝고 스위트한 곡을 타이틀로 들고 와서 낯설고 긴장도 됐지만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원은 "앨범 서사에 맞춰 곡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표현하고 싶은 스토리 라인이 로맨스이다 보니 밝은 분위기에 가까워졌다"며 "앞으로의 색깔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퍼포먼스에도 힘을 많이 뺐다. '엑스오'라는 가사를 형상화한 직관적인 동작에 스텝과 엇박자를 사용한 안무가 특징이다. 제이크는 "귀여움, 쿨함, 섹시함을 느낄 수 있는 안무"라며 엔하이픈의 새로운 모습을 강조했다.
앨범은 '너에게 충성을 바친 소년'이라는 테마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소년의 상황과 심정이 타이틀곡을 비롯해 달빛 데이트를 노래한 '문스트럭(Moonstruck)', 우리 둘만의 비밀을 그린 '유어 아이즈 온리(Your Eyes Only)',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헌드레드 브로큰 하츠(Hundred Broken Hearts)'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처음 느끼는 질투심에 대한 마음을 담은 '브라웃 더 히트 백(Brought The Heat Back)', 사랑의 힘을 믿는 '파라노말(Paranormal)', 너에 대한 충성을 결심한 '로얄티(Royalty)', 우리의 미래를 고속도로에 빗댄 '하이웨이 1009(Highway 1009)'도 있다.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음악적 성장도 보여준다. 7명이 함께 첫 팬송인 '하이웨이 1009' 작사를 했다. 희승은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성훈은 "오로지 엔진만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 엔진과 함께 끝없는 도로를 달리는 상상을 하면서 쓰니까 평소에 쑥스러워서 쓰지 못했던 가사도 술술 써지더라"라고 작업기를 밝혔다. 정원은 커플링곡 '헌드레드 브로큰 하츠'의 톱 라인을 썼다.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의 곡이라 행복하게 작업했다"며 무대를 선보였다.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은 타이틀곡 영어 버전을 따로 수록하고, '하이웨이 1009'을 7개 언어 내레이션으로 재구성하기도 했다.
앨범 작업에는 국내외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했다. 타이틀곡을 프로듀싱한 제이크(JVKE)는 빌보드 '핫100'에 이름을 올린 싱어송라이터다. 앨범 콘셉트 포토와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포미체티(Nicola Formichetti)가 함께했다. 단편 영화 방식으로 제작된 콘셉트 시네마는 영화 '콜' '몸값'의 이충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엔하이픈은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컬래버레이션을 한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는 "타이틀곡 프로듀서 제이크는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 같이 한다고 들었을 때 신기했다. 우리가 해 본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우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다른 분위기의 멋진 무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는 "엔하이픈의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고, 새로운 챕터를 열고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엔하이픈은 이번 정규 앨범 활동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특히 월드 투어 중 무릎 부상을 당한 제이는 강한 의지로 무대에 섰다. "저에게 중요한 컴백이고 매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다. 팬들에게도 우리 팀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치료를 열심히 받았다. 많이 좋아져서 문제없는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조언도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희승은 "팬송 데모를 들려드렸을 때 굉장히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더 열심히 할 수 있겠다는 힘이 생겼다. 컴백 준비하고 있을 때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평소에도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 키즈, NCT 127 등 7월 보이그룹 컴백 대전에 합류하면서 걱정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 제이는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컴백하게 돼서 기쁘다. 함께 좋은 무대를 할 수 있어서 기대했다"며 "우리의 강점은 무게감이 줄었다는 것이다. 저희가 평상시에 다크란 분위기, 판타지스러운 곡이 많았는데 로맨스에도 우리만의 색깔을 잘 녹여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정원은 "많은 분들이 '엔하이픈 노래 좋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일 오후 1시에 발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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