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에게 K리그는 여전히 'B급 리그'였던 것일까

배웅기 2024. 7. 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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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55)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은 "저는 저를 버렸다"며, 이윽고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인즉, K리그는 홍 감독에게 있어 여전히 'B급 리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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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홍명보(55)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은 "저는 저를 버렸다"며, 이윽고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인즉, K리그는 홍 감독에게 있어 여전히 'B급 리그'인 셈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표팀 역사상 '21세기 유일 무승 탈락' 기록을 쓴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의 복귀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성적 부진, 외유 및 재택근무 논란을 이유로 들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다. 그 뒤 5개월 동안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이 계속됐다. 정해성 전 위원장을 필두로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렸고, 후보군을 추려 자체 평가 및 협상을 이어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히려 지지부진한 협상 탓에 외국인 감독들에게 부정적 인식만 남겼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 사이 치러진 두 차례 A매치는 황선홍(現 대전하나시티즌)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김도훈 감독이 이끌었다. 특히 황 감독을 임시 사령탑 자리에 앉히는 과정에서 온갖 잡음이 흘러나왔고, 이는 결과적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참사를 낳았다.



설상가상으로 정해성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월드컵 3차 예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바통을 물려받은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유럽 현지 출장을 통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급히 면접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른 후보군과 달리 면접으로 자기 PR조차 하지 않은 홍 감독이 선임됐다는 충격적 소식이 들려왔다. 무엇보다도 몇 년 전 KFA의 체계적 시스템을 정립한 사람이 그 시스템을 깨부순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동시에 K리그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행위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KFA를 강하게 비판하고, 팬들을 위하는척하며 시즌 도중 나 몰라라 떠나버린 것이 실망감을 배가했다. 차후 어느 구단에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일인 만큼 모든 팀 팬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K리그를 'B급 이하'라 칭한 인터뷰 또한 재조명됐다. 홍 감독은 2014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들은 유럽에 나가면 B급"이라며 "K리그 선수는 그 밑이다.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고, 그 선수보다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뛰고 있다면 어떻게 (명단을) 구성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말만 하지 않은 것뿐, 10년 뒤 홍 감독의 생각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대로 자신에게 한국 축구가 전부였다면 리그는 물론 사랑을 아끼지 않아 준 팬들을 이렇게 배신해서는 안 됐다. K리그도 엄연한 한국 축구 일원이다. 4년에 한번 열리는 행사를 위한 쇼케이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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