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화그룹 공개매수 적법···주주이익 침해 가능성 없어" [biz-플러스]
제1우선주 장외매수 절차도 진행
㈜한화 낮은 주가에도 배당 최대
한화(000880)그룹이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경영권 승계의 목적으로 향후 양사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화 측은 11일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는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일반주주 이익 침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공개 매수의 목적은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한화의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정수량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주주들이 응모한 범위 내에서 ㈜한화 보통주를 취득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이번 공개매수로 시장 유통주가 줄어들면서 향후 주가 상승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일반주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화에너지는 이달 5일부터 24일까지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0%)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에 나선다. 공개매수가는 최근 1개월 주가 평균 대비 12.9%, 공개매수 시작 전날인 4일 종가 대비 7.7% 할증한 3만 원으로 책정했다.
한화에너지가 해당 주식을 모두 매수하면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7.7%로 올라가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한화의 2대 주주가 된다.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아들 3명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매수가 3형제의 승계 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장기간 극히 낮은 주가 성과로 피해를 본 ㈜한화 일반주주는 왜 여기서 지배주주에게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무계획, 추상적 공시는 금융당국이 최소한 신고서 반려 등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어 "그동안 ㈜한화 이사회가 회사의 합리적 자본 배치와 기업가치 파괴 해결책을 진지하게 논의했는지 궁금하다"면서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지배주주가 일반주주 주식을 매입 편취하는 셈이다. 공정하지 않고 '책임경영'이라는 모토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달 4일 기준 ㈜한화의 총주주수익률(TSR)은 지난 3년간 0%, 5년간 1%, 10년간 3%에 불과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개매수가격 3만원에 근접한 현재 ㈜한화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6배 수준이다.
이애 대해 한화 측은 "㈜한화는 자회사인 한화생명(088350) 지분이 많아 보험주들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10여년간 저금리로 인한 보험사들의 실적 악화가 ㈜한화 주가에 영향을 끼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회사들의 좋은 실적이 모회사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한화만이 아니라 삼성생명(삼성전자), LG화학(LG엔솔) 등 공통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한화 측은 또 "이 같은 주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을 위해 이익 범위 내 최대한 배당을 해왔다"며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907억 원 중 737억 원을 배당해 81%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는 주력사업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여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실적을 개선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인 우선주 주주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그들의 이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제1우선주(구형우선주)의 장외매수 절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에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한화의 이사이기 때문에 이해상충에 따라 이사의 자기 거래(self dealing)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에너지 이사회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으로 결정된 거래"라며 "㈜한화 이사들은 이번 결정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사의 자기 거래 규제는 이사 또는 이사가 지배하는 회사가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며 "이번 공개매수와 같이 장내에서 불특정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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