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의 2024 유럽 정복이 의미하는 것[★리포트①]
2024년에도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의 광폭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에 한류를 전파했던 'K팝 광개토대왕' 슈퍼주니어와 빌보드를 호령했던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역대급 영향력의 보이그룹으로 등극했다고 해도 될것 같다.
2015년 5월 26일 데뷔, 올해 9주년을 맞이한 세븐틴은 이른바 '다인원 K팝 보이그룹'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며 솔로부터 완전체까지 전방위적인 활동 속에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었다. 13인조 구성에 프리 데뷔를 거치는 등 프로젝트성 론칭 규모로 초기 비용이 엄청났음에도 과감한 투자 속에 한국과 일본에서의 활동 폭을 넓히면서 꾸준한 앨범 판매량 증가 추세 끝에 데뷔 5년 만에 밀리언셀러, 6년 만에 쿼드러플 달성과 빌보드 200 차트인 달성에 이르게 된다. 2021년 재계약을 통해 '외국인 포함 다인원 보이그룹 최초 완전체 재계약'이라는 결과물로 K팝 신에 새로운 이정표를 작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리고 2022년 5월 정규 4집 'Face the Sun'의 초동 206만장은 세븐틴의 또다른 새 역사였다. '규모의 아이돌'로 점철되며 뭐든 크게 그림을 그려갔던 세븐틴의 앨범 판매량은 점차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2023년 기어이 역사상 첫 초동 500만장 돌파(미니 11집 'SEVENTEENTH HEAVEN')라는 방점까지 찍었다. K팝의 범주를 넘어선 한국 대중음악 사상 초유의 빅 뉴스로 봐야 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2024년. 세븐틴의 눈은 유럽으로 향하고 있었다.
6월 26일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유네스코 청년 친선대사로 임명된 세븐틴은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동료애의 힘을 널리 알리고 서로를 지지하는 청년 공동체를 짓는 데 기여하겠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 세계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기금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캐럿(세븐틴 팬덤)이 보내주는 애정 덕분에 세계의 청년 세대와 강한 유대와 소속감을 형성하게 됐다. 멤버 모두가 청년 세대를 대변하고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겠다는 사명감을 쌓아왔다"라며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으로부터 대사직 임명 서신을 받았을 때 기쁘고 영광스러웠다. 실로 운명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해봤다"라고 감격의 순간을 떠올렸다.
2022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한 관심을 독려하는 '고잉 투게더 캠페인'을 시작한 세븐틴은 유네스코 청년 친선대사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 기부금은 세계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유스 그랜트 스킴'(Global Youth Grant Scheme) 프로그램 론칭에 쓰인다.
2024년 세븐틴이 K팝 최초로 합류한 '글래스턴 베리' 페스티벌은 1970년 시작된 유럽 대표 뮤직 페스티벌로 알려져 있다.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 주 산하 글래스턴 베리 지역에서 매해 6월에 개최돼 왔다.
'글래스턴 베리'의 경우 K팝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팝 록 힙합 등 대중음악 장르 공연 외에 극 장르 공연도 규모 있게 펼쳐졌었는데 이후 폴 매카트니 스티비 원더를 거쳐 아델 콜드플레이까지 점차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합류가 이어지면서 결국 록 페스티벌로 분류되기에 이르렀다. 다만 전통적으로 요즘 스타일의 뮤직 페스티벌과는 성격 상 약간 다른 스타일의 페스티벌로 치러졌고 관객 호응 역시 상대적으로 뜨겁지 않은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해를 거쳐가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던 '글래스턴 베리'는 2011년 비아트리오, 2014년 술탄 오브더 디스코와 잠비나이, 최고운, 2015년 이디오테잎 등의 여러 한국 가수와의 인연도 맺은 끝에 올해 K팝 아티스트 사상 처음으로 세븐틴이 합류하게 됐다. 메인 헤드라이너는 아니지만 그 아랫단계에 해당하는 피라미드 스테이지 서브 헤드라이너로 출연, 1시간 동안 팬들 열광케 했다. NME, 이브닝 스탠다드 등 현지 언론은 "세븐틴이 역사를 만들었다", "잊을 수 없는 풍경" 등의 극찬을 쏟아냈다.
이미 세븐틴의 월드투어 행보는 3월부터 시작됐다.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출발한 한일 4개 도시 스타디움 투어 'SEVENTEEN TOUR 'FOLLOW' AGAIN'은 총 38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에 이어 일본 최대 규모인 7만 수용의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 입성까지 달성했고 심지어 좌석 추첨 응모만 280만에 달하며 피켓팅 유도까지 이끌어냈다. 빌보드 재팬 2024 상반기 차트 2위, 베스트 앨범 '17 IS RIGHT HERE' 트리플 밀리언셀러를 찍었으니 가능한 기록들이다.
아직 일본 일정이 끝난 건 아니다. 세븐틴은 일본 후지TV 'FNS 가요제'를 거쳐 9월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으로 향해 '롤라팔루자 베를린' 헤드라이너로 합류, 새 앨범 컴백과 투어까지 강행군을 이어간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여름 음악 페스티벌. 연평균 40만명 규모의 관객 동원을 자랑하며 당시 얼터너티브 록밴드 제인스 어딕션 고별 투어가 계기가 돼 종합 음악 페스티벌로 거듭났다. 이후 2010년부터 해외 개최로 확장,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티아고 스톡홀롬 파리 등에서 개최됐다. 세븐틴에 앞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제이홉 더로즈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DPR LIE 비아이 아이브 VCHA 등이 라인업에 포함 바 있다.
이번 베를린 무대에는 세븐틴과 함께 샘 스미스, 마틴 개릭스, 체인스모커스, 버나 보이 등이 합류를 결정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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