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소·부·장 육성해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야”
삼성바이오에피스, 국산 테스트 프로그램 운영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바이오 산업이 공급망 차질을 대비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세훈 삼성바이오에피스 공정개발 상무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에서 ‘국내 공급 기업이 개발한 소부장 제품 테스트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주제로 강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22년부터 국내 소부장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시제품의 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 상무는 “테스트 프로그램은 단순히 국산 소부장 제품을 사용할 수 있나 없나 판단하기 위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을 때 극복할 수 있도록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부장 산업을 국산화해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국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테스트 프로그램이 그 환경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테스트 대상은 세포를 배양하는 배지(培地)부터 배양·정제 공정, 세포주 개발 등 공정 과정 전반의 소부장이 모두 포함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금까지 35건의 테스트 신청을 받아 보류된 신청을 제외하면 모두 18건에 대한 테스트를 마치고 의견을 전달했다. 3건에 대해서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에 대한 비용은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김 상무는 “소부장 업체가 테스트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 회사 내 임원을 포함한 협의체가 5가지 절차와 내부적 기준에 따라 제품·시제품을 테스트하고 기술적인 피드백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소부장 업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테스트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받고 추가 개선 방향을 파악하는 한편 차기 제품 개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테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부 소부장 기업의 제품은 국내 상용화 단계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공정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했다고 김 상무는 전했다.
이어진 ‘소부장 국산화 전략’ 세션에서 이윤규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명예교수는 “일부 언론에서 국내 바이오 소부장 산업 육성 성과가 실망스럽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외국산 바이오 소부장 제품에 의존하는 것이 국력과 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라면서 “바이오 소부장 산업 육성은 우리 세대에서 이루지 못해도 여러분 세대에서는 해야 할 효능감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바이오 소부장 협의체의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의 경우 바이오 소부장 산업을 거의 100% 국산화해 내수로 충당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해야 한국에도 바이오·제약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했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이균민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이 한국 바이오 기업 최초로 1조원을 넘었고 셀트리온의 매출도 수십조원 규모에 달한다”며 “이들 대부분은 항체를 생산하는 회사들로, 이미 100만L(리터)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로서는 이들 기업이 외국산 소부장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향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세포 제조 부지가 인천 송도가 될 것일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부장 제품의 상당 부분을 국산화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세션에서는 정현프랜트의 이동희 이사가 대형 바이오리액터 상용화 사례를, 샘표식품의 박용학 해외사업 본부장이 배지 첨가물 연구개발(R&D)·상용화 사례를, 한화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개발팀의 박현우 차장이 바이오 산업에 사용되는 화학 소재 제품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셀트리온의 강성환 SCM 본부장은 바이오 소부장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바이오 유통에 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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