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선정 ‘기괴한 주장’…서울시의원 “남성 자살, 여성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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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자살자 및 시도자 가운데 남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외신에서도 해당 논란을 조명했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일자리'라는 취지로 보임)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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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 자살자 및 시도자 가운데 남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외신에서도 해당 논란을 조명했다.
10일(한국시각) 영국 비비시(BBC)는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 제4선거구)의 이 같은 주장과 국내 반응을 보도했다. 비비시는 “한국의 한 정치인이 남성 자살 증가를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점점 더 ‘우세해지는’ 것과 연관 짓는 위험하고 근거 없는 발언을 해 비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강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남성의 비율이 높은 이유로 ‘여성의 사회참여’를 꼽았다. 자료를 보면, 최근 6년(2018∼2023년) 한강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 가운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성별 간 차이도 2018년보다 지난해 더 벌어졌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일자리’라는 취지로 보임)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비시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한 국내 자살예방 전문가의 우려와 정의당 논평을 전했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정신보건)는 비비시에 “전 세계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의 자살률이 높다”며 “충분한 근거 없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김 의원은 문제의 책임을 성차별을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한국 사회의 여성들에게 전가했다”며 “객관적 근거를 통해 합리적으로 분석하라”고 비판했다.
비비시는 “한국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여성의 삶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젊은 남성들이 주도하는 안티 페미니스트 움직임이 급증했다”며 “김 의원의 보도자료는 이 같은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비비시에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비비시는 “그의 발언은 정신질환, 젠더폭력, 세계 최저 출생률 등 한국의 가장 시급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련의 비과학적이고 때로는 기괴한 정치적 제안들을 뒤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비비시는 앞선 ‘비과학적이고 기괴한’ 제안의 예시로 김용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저출생 대책으로 내놓은 ‘국민댄조(댄스+체조) 운동’을 꼽았다. 이 운동은 괄약근을 조이는 케겔 운동과 체조 동작을 조합한 것으로, 김 의원은 “출산 장려를 위해 젊은 여성들이 춤을 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비시는 한 국책연구소가 저출생 대책으로 여자 아이들을 1년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5월 발표한 ‘생산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에는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유리 전국여성노동조합 조직국장은 비비시에 “이 같은 언급은 한국에서 여성 혐오가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압축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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