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는 첨단 소재산업 … R&D 예산 늘어야 초격차 기술 확보"

20회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
최병오 섬산련 회장 개회사
전세계 친환경 규제 발맞춰
국내 기업도 대비 서둘러야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 위해
정부도 설비 투자 지원해야

지난 10일 부산에서 열린 '2024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에서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유럽연합(EU) 주도로 섬유패션 산업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해지면서 무역장벽으로까지 대두하고 있습니다. 우리 섬유패션 산업도 혁신해야 할 때입니다."

11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가 부산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개최한 '2024 섬유패션업계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최병오 섬산련 회장은 이와 같이 말하며 "지속가능한 섬유패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션그룹형지 회장인 그는 지난해 8월 섬산련 회장에 취임했다.

최 회장은 "섬유패션 산업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첨단 산업"이라며 "4세대 첨단 소재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를 위한 연구개발(R&D)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효성, 코오롱, 태광, 휴비스 등 국내 화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R&D를 통해 글로벌 초격차 섬유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무엇보다도 친환경 첨단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폴리에스터 혼방섬유에 대한 리사이클 기술(Fiber to Fiber·F2F) 상용화와 바이오매스 원료를 활용한 섬유소재 개발 등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공정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 배경으로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우리 섬유패션 산업은 기후위기로 인한 지속가능성 문제,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의 발전 등으로 유례없는 변혁의 시대를 맞아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산련에 따르면 EU에서 시작된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기조와 착한소비(가치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지속가능성'은 글로벌 섬유패션 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그러나 국내 친환경 섬유 제조 기술은 초기 단계 수준에 불과하고 재활용 제도와 보상 등 사회적 기반 시스템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은 "순환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R&D 예산이 더 늘어야 하고 설비 투자도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디자인 적용 기업 △폐의류 선발·분류 기업 △재사용·리사이클링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순환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섬산련은 성공적인 순환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작년부터 '순환경제(SCT)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의장을 맡아 출범한 SCT 포럼은 △제도 개선 △순환생태계 △탄소중립 △에코디자인(DPP) 등 4개 분과에 위원 40명이 속해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분과별로 5회씩, 총 20회의 논의를 진행해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세부 과제를 발굴하고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번 포럼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500여 명의 섬유패션 산업 CEO와 임직원, 유관 협회 관계자들이 모였다. '한국 섬유패션 산업으로 세계를 엮고, 미래를 물들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포럼에선 섬유패션 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 발전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부산 김효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