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더블폰 10% 이상 성장 … 프리미엄폰 리더십 굳힌다
AI 탑재 갤 Z폴드·플립6
"역대급 폴더블폰" 자신감
연간 1000만대 판매 주목
"中추격, 시장 커져 긍정적"
XR플랫폼도 연내 출시 계획
삼성전자가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에 대해 전작보다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글로벌 폴더블폰시장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맹추격을 하고 있는 데다 애플의 시장 진입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차세대 모델을 앞세워 폴더블폰시장을 공세적으로 선도해 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간)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 첫 번째 AI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전격 공개했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 제품 대비 10% 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시장에서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Z 폴드5·갤럭시 Z 플립5를 출시한 이후 신제품 공백기를 갖는 사이 화웨이가 중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빠르게 영토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점유율 23%로 화웨이(3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으로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벌릴 준비를 마쳤다. 노 사장은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경쟁도 심해지지만, 그만큼 더 노력해 그 결과가 고객에게 돌아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Z 폴드6·Z 플립6는 가장 정제되고 완성도가 높은 폴더블 폼팩터(기기 형태)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역대급 강력한 폴더블 AI폰"이라며 "카메라, 배터리, 디스플레이, 내구성 등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폴더블 사용성을 극대화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는 폴더블폰 생태계는 전체 스마트폰시장 대비 규모가 작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약 159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중 1.4%에 불과하다.
아직 비중 자체는 작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Z6 시리즈로 폴더블폰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갤럭시 Z 시리즈의 경우 시리즈별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에 조금 못 미친다. 이번 시리즈에는 폴더블 최적화 AI 등을 탑재한 만큼 판매량 성장을 통해 시장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확장현실(XR) 플랫폼의 연내 출시 계획도 밝혔다. 노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XR 제품·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기는 기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많은 서비스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생태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기를 먼저 내놓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고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올해 내로 에코시스템 관련 부분들을 준비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 사장은 XR 플랫폼이 소프트웨어인지 애플의 비전 프로 같은 폼팩터인지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플랫폼부터 하고 제품을 낸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삼성, 구글, 퀄컴 등 3개사가 폼팩터 발표에 앞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같은 콘텐츠 개발 환경을 공동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에서 빅테크 규제 기업으로 지정된 구글과의 협력 강화가 향후 삼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삼성 헬스케어가 취급하는 개인정보는 EU에서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이터라는 지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U의 특별 규제를 받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EU는 삼성 측이 시장지배력 남용 우려가 있는 게이트 키퍼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과 관련해 "충분히 정당한 논거"를 제공했다고 보고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EU가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이 많다는 건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 모바일의 모든 비즈니스는 각 지역과 국가의 법, 규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규격이 정해지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민감한 정보는 온디바이스에서만 처리된다"며 "구글에서 제공하는 것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규제에 대응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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