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불어닥친 男골프 무명 돌풍
신인 김백준 9언더 단독선두
월요 예선 거친 박지민 6언더
반바지 착용 사상 처음 허용
김비오·문경준 "시원해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4시즌 하반기 첫 대회 군산CC 오픈 첫날 '언더도그(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낮은 선수나 팀)'의 돌풍이 매서웠다. 올해 K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부터 월요 예선 통과자, 리랭킹 대상자 등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던 무명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전북 군산시 군산CC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에 오른 주인공은 김백준이다.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10개를 낚아챈 그는 올 시즌 세 번째 톱10을 넘어 첫 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백준은 지난해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 상위권자 자격으로 올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SK텔레콤 오픈과 KPGA 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공동 3위와 공동 5위를 차지했던 그는 신인상 포인트 2위에 자리했다.
상반기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김백준은 이번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첫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첫날 프로 데뷔 후 최소타를 적어낸 원동력은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다. 그린적중률 76.39%를 기록한 그는 그린 위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해 버디 10개를 잡아냈다. 김백준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삼박자가 모두 잘 맞아떨어진 하루였다. 그중에서도 퍼트가 잘됐다"면서 "버디 퍼트가 10개나 들어가준 덕분에 프로 데뷔 후 최소타를 기록하게 됐다. 내 한계를 넘어서게 돼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장유빈, 조우영 등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백준은 또래 친구들 활약이 좋은 자극제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장유빈·조우영처럼 KPGA 투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 올해는 내 차례라고 생각하는데 우승 기회가 온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언더파 65타를 적어낸 차율겸과 6언더파 66타를 친 여성진(뉴질랜드)은 KPGA 투어 카테고리 22~25번에 속해 상반기 리랭킹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이다. 리랭킹은 특정 기간 성적에 따라 시드 순위를 조정해 남은 시즌 출전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리랭킹 순위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는 하반기 공동 주관 대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우승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던 리랭킹 경쟁에서 살아남은 두 선수는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를 70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여성진은 "리랭킹 걱정에서 벗어나게 된 만큼 마음 편하게 하반기 일정을 시작하게 됐다. 경기 초반에 샷감이 좋지 않아 성적이 좋지 않을 것 같았는데 숏게임이 잘된 덕분에 6타를 줄일 수 있었다. 다음 시즌 출전권을 받는 것을 하반기 최우선 목표로 잡았는데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지민도 이날 펄펄 날았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엮어 6타를 줄인 박지민은 월요 예선 출신 챔피언이 되기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박지민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2020년 KPGA 선수권대회 김성현 이후 두 번째 월요 예선 출신 우승자가 된다.
박지민은 "우승을 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현실적으로는 다음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톱10을 목표로 잡았다"면서 "어렵게 출전권을 따낸 만큼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려고 한다. 첫날의 좋은 분위기를 마지막 날까지 이어가보겠다"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도 큰 관심을 받았다. 전날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에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돼 선수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한해서만 경기 중에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KPGA 투어에서 대회 기간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건 역대 최초다. 김비오, 문경준, 김동은 등 반바지를 착용한 선수들은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 선수들은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대회 조직위원회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더 많은 버디를 잡는 등 멋진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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