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식료품 가격이 더 올라"···'칩플레이션' 진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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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붕괴 등으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이 시달리는 동안 가격이 싼 식료품 값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연구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9개국 식료품 가격대가 낮을수록 더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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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실질소득 감소로 저가 브랜드 더 찾고
공급도 여유 없어 가격 인상 요인 고스란히 반영
"저소득층이 더 괴롭다" 칩플레이션 사실로 확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붕괴 등으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이 시달리는 동안 가격이 싼 식료품 값이 훨씬 더 많이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값싼 물건 가격이 더 오르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 확인된 셈으로 이번 물가 상승기에 저소득층의 고통이 더 컸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연구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9개국 식료품 가격대가 낮을수록 더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격대 최상위 25% 제품군과 최하위 25%인 식료품을 대상으로 2020년 1월부터 2024년 5월 사이의 누적 물가 상승률을 살폈다. 그 결과 저가 브랜드 식료품의 가격은 고가 브랜드에 비해 1.3~1.9배 더 빠르게 올랐다. 예를 들어 저가 식료품 가격이 30% 오르는 동안 고가 브랜드는 22% 상승해 8%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의 상승률이 고가에 비해 약 36%가 높았던 셈이다. 조사 기간 동안 대상 식료품 전체의 가격 상승률은 26%였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저가-고가 식료품 사이의 물가 상승률 차이가 6%포인트로 가장 낮았고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14%포인트에 달했다.
FT는 이 연구가 값싼 물건 가격이 더 많이 오른다는 소위 ‘칩플레이션’이 세계적 현상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칩플레이션’은 지난 2022년 영국 요리사 겸 빈곤퇴치 운동가인 잭 먼로가 소셜미디어에서 화두를 던져 주목받았다. 그는 영국에서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이 평균보다 빨리 올라서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이 더 힘들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먼로의 의견에 반박했고, 영국 통계청 역시 자체 조사 결과 ‘저가 식료품이 더 많이 오른 증거는 없다’고 반론했다. FT는 이번 연구가 2018~2024년 사이 91개 멀티채널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210만 개 이상의 제품의 단위 가격을 확보하는 등 영국 통계청보다 훨씬 광범위한 자료를 활용하면서 칩플레이션을 수치로 보여줬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연구는 저가 브랜드 가격 상승률이 더 빠른 이유로 소비자의 실질 소득 감소 등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저가 브랜드 식료품은 가격 인상 요인을 흡수할 여지가 없어 바로 반영해야 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또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후에도 저가 브랜드 식료품의 가격은 더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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